지난해 국내 상장사 중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낸 기업은 SK하이닉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 이전을 공약한 HMM은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았다.
9일 기업 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00년~2024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 분석’에 따른 결과다. 조사 대상 1000대 상장사는 각 년도 매출 기준이고, 매출을 비롯해 영업·당기손익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매출 1000대 기업 중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1위), 삼성전자(2위), 기아(3위), 현대자동차(4위), HMM(5위) 등의 순이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2012년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4조6721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난해에는 21조3314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의 약진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엔비디아 납품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에 이어 영업이익 2위였고 재작년에도 현대차에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2023년 별도 기준 11조52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2024년에는 12조361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만 놓고 보더라도 SK하이닉스는 6조7633억 원으로, 삼성전자(1조4692억 원)보다 4배 이상 크다”며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도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위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로서는 올해 하반기에 수익성 강화를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을 기록한, 이른바 ‘영업이익 1조 클럽’ 기업은 29곳으로, 전년도 23곳보다 6곳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신규 입성한 기업 중 영업손실에서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곳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한국전력공사(한전)도 포함됐다. 한전은 2023년 6조5039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3조1666억 원의 이익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 중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100% 넘는 곳은 5곳으로 나타났다.
최근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할 것인지를 놓고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HMM이 51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메리츠금융지주(263.5%↑), 한화에어로스페이스(188.9%↑), 키움증권(116.9%↑), 한국가스공사(113.3%↑)가 1년 새 영업이익이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