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최근 1년간 KB금융 주가 추이. (사진=네어버금융)
KB금융 주가가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맞았다.
올해 1분기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보통주자본비율(CET1)까지 회복세에 들어서면서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8일 7만 500원에서 전일(19일) 9만 2700원으로 31.49% 상승했다.
앞서 KB금융 주가는 지난해 밸류업 바람을 타고 연초 5만원대에서 같은 해 10월 52주 최고가인 10만 3900원까지 상승했으나, 하반기 CET1 하락으로 지난달 초 7만원 대로 내려앉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CET1 비율은 13.53%다. 환율변동 등의 여파로 전분기대비 0.31%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올 1분기 CET1비율이 13.67%로 전분기대비 0.14%포인트 상승하고, 연결순이익까지 전년동기대비 63%(1조 6973억원) 늘어나자, 주가는 회복세에 들어섰다.
외국인 수급으로 인한 추가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
이 회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초 74.97%에서 이날(19일) 오전 11시 15분 기준 75.24%로 0.27%포인트 확대됐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외국인이 은행주 주가를 결정하는 모습이 나타났으며, KB금융은 업계 1위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우위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내수 경기 부진 등 건전성 관련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환율 안정화 및 주주환원 관련 기대감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KB금융은) 높은 안정성과 시장 지배력 등을 바탕으로 수급 우위가 지속되며 차별화된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 주주환원
KB금융의 주주환원 의지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4.5%로 명시해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CET1 비율은 보통주 자본을 RWA로 나눈 값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분모인 RWA가 작을수록 CET1 비율이 상승하는 구조다.
KB금융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RWA 성장목표를 4.5%로 명시했다.
분모를 알게 됨으로써 연간 CET1 비율과 주주환원 규모 예측을 더욱 용이하게 한 것이다.
주주환원 규모도 대폭 확대한다.
KB금융은 올해 배당규모를 1조 34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0억원 증액하기로 했다.
또한 상반기에만 52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계획이며, 하반기에는 6월 말 CET1 기준 13.5% 초과분에 해당하는 자본에 상응하는 금액만큼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예정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CET1 비율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약 4000억원 내외 수준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KB금융은 2008년 국민은행을 주축으로 출범한 은행지주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증권, KB국민카드 등 11개 자회사를 보유 중이다.
특히, 경쟁사와 달리 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손해보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경기 민감도가 낮은 비은행 자회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은 올 1분기 조정 당기순이익 3135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지배순이익의 17~18%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5%, 올 1분기 42%로 여전히 40%대를 유지 중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지배구조
KB금융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8.41%의 국민연금공단이나, 외국인 지분율이 앞도적으로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19일) 오전 11시 15분 기준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75.24%에 이른다.
지분율 5% 이상의 주주 역시 미국의 투자운용사 캐피털 그룹(8.07%)과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은행 JP모건 체이스 뱅크(5.07%), 미국계 금융회사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6.02%) 등이 차지하고 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KB금융은 올해 양종희 회장 체제 2년 차에 들어섰다. 양 회장은 지난해 2023년 KB금융지주 회장직에 올랐다. 임기는 오는 2026년 11월 20일까지다.
양 회장은 1961년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 학사와 서강대 경영대학원 석사를 취득했다.
1989년 한국주택은행(현 국민은행)에 입행해 서울 서초역 지점장과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장을 맡았다.
2010년 지주사에서 KB금융 경영관리부 부장과 전략기획부 부장, 전략기획 담당 상무,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6년 3월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됐다. 이후 2017년, 2018년, 2019년 세 차례 연임에 성공했으며, 지주사 내 보험부문장을 담당하기도 했다.
2020년 지주사로 돌아와 글로벌 및 보험총괄 부회장, 디지털부문장 및 IT부문장에 선임됐다.
2021년 1월 지주사에 부회장직이 신설되면서 첫 부회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직접 친필서한을 보내고, 올 3월 정기주총에서 처음으로 영어 동시통역 생중계 채널을 제공하는 등 글로벌 주주소통에 힘쓰고 있다.
양 회장은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정기주총에서 “조직과 체질 개선에 중점을 두고 그룹 전체를 변화시켜 나갈 예정”이라며 “그룹의 성장성, 수익성 관리를 기본 원칙으로 위험가중이익률에 기반한 자본 효율성 관점으로 전환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과 속도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한국은행이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 출장 중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며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의 올 1분기 NIM은 2.01%로 이미 전년동기대비 0.11%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 세 차례에 걸쳐 총 0.75%포인트 인하했다.
이종민 국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금리 인하 기조로 인한 예대 마진 둔화 등으로 NIM은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선수 한 마디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RWA 경상 증가율을 1분기(0.7%)보다 높은 1.5~2.0%로 제시함에 따라 2분기 CET1 비율 개선은 쉽지 않겠지만, 반대로 지난달 원/달러 환율 하락은 우호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2분기 CET1 비율은 1분기와 유사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5500억~6000억원, 연간 주주환원율은 50%에 이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