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배터리 3사, 미래가 더 불안하다
LG에너지솔루션, 2021년 3분기 이후 첫 분기 적자
삼성SDI, 7년 만에 첫 분기 적자 예상
SK온, 1분기 만에 적자전환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불확실성 ↑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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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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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와 중국산 전기차 공세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동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발(發) 전기차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올해도 국내 배터리사들에겐 쉽지 않은 한해가 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세제혜택 금액은 3773억원이다. 이를 제외한 영업손실은 6028억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 EV 리콜 이슈로 충당금 6200억원을 설명하면서 370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영향 등으로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미 전략 고객사향 물량 감소에 따라 고수익성 제품 출하 비중이 줄어들고, 고정비 부담 증가·연말 일부 불용 재고 처리 등의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삼성SDI와 SK온도 작년 4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같은 기간 매출 3조9160억원, 영업손실 449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6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게 된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추정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경우 삼성SDI는 2017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SK온 또한 분기 적자가 예상된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 창사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적자 전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 중국의 저가 공세, 정책적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배터리 출하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른 공장 가동률도 낮아졌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축소가 배터리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저가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1년 30.6%에서 2024년 약 19.8%로 급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영 불확실성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최대 7500달러(한화 약 1088억원) 규모의 전기차 IRA 보조금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전기차 가격 상승이 다시 수요 침체로 이어질 수 있고, 중국 기업과 가격 경쟁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의 친환경 정책 후퇴로 북미시장 전기차 수요 둔화되거나, AMPC 등 정부인센티브 약화될 경우 국내 이차전지 업체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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