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화학업체인 LG화학이 일본 토요타그룹과 미국 양극재 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잡았다. 토요타가 중국 업체를 제치고 LG화학 구미공장의 2대 주주로 올라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규제를 피하게 됐다.
9일 LG화학에 따르면 일본 토요타통상은 최근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LG-HY BCM)의 지분 25%를 매입, 2대 주주로 합류했다.
토요타통상은 토요타(Toyota)그룹의 종합상사로, 토요타 자동차의 원자재 조달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은 연산 6.6만톤 규모로, 최근 전구체를 사용하지 않고 맞춤 설계된 메탈에서 바로 소성해 제품을 만드는 전구체 신공정 양극재(LGPF)를 적용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LG-HY BCM) 전경. [사진=LG화학]
이번 토요타통상의 참여로 지분구조가 LG화학 51%, 토요타통상 25%, 화유코발트 24% 등으로 변경됐다.
LG화학은 지분 구조 변경으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규제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미국 IRA는 배터리 및 핵심 광물 공급망과 관련해 중국 등 기업이 지분 25% 이상을 보유하거나 실질적인 통제권을 행사하는 경우 '제한 대상 외국 기업(PFE)'으로 지정해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토요타통상은 향후 구미 양극재 공장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를 북미 배터리 고객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LG화학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과 강력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양극재 시장 공략을 한 층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LG화학은 2023년 토요타 북미 제조(TEMA)에 2조9000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2월 미국 GM과 전기차 약 500만대 이상에 사용 가능한 25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9월에는 토요타 자동차와 파나소닉의 일본 합작법인인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 솔루션으로부터 양극재를 수주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토요타통상의 지분 참여는 LG화학이 미국 IRA 규제에 대응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양극재 공급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세계 최고 제품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 리더 지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