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방카슈랑스(은행보험 판매) 비중을 기존 10% 대에서 금융당국의 최대 허용 비중인 33%까지 확대한다. 보험사 수익성 추구보다는 우선 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임직원 대상 보험업 특별연수를 실시하고 우리은행의 동양생명, ABL생명 방카슈랑스 판매비중을 33%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은행의 각 보험사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은 동양생명 2.86%, ABL생명 7.31%로 합산 10% 남짓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금융기관보험대리점내 특정 보험사의 모집 비중 규제를 기존 25%에서 생명보험시장은 33%까지, 손해보험시장은 50%에서 75%까지 완화했다.

우리금융그룹의 방카슈랑스 비중 확대는 보험계열사의 실적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설계사 생존권 보호를 위해 방카슈랑스에서 자동차보험이나 종신보험, 건강보험 등의 보장성상품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은행 창구라는 특성이 더해져 방카슈랑스 채널은 저축성보험의 판매 비중이 높다.

하지만 저축성보험은 새 회계기준(IFRS17) 내에서 부채로 잡혀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금융그룹은 우선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금융지주라고하면 보통 은행과 증권, 보험 계열사가 모여있는 곳을 뜻한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사실상 은행밖에 없는 금융그룹으로 보였다. 이에 최근 증권을 출범했고, 마지막 퍼즐로 보험사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시장의 1인자가 아니라 쫓아가는 입장이다. 지금은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생명보험은 고객과의 계약기간이 장기적인 특성이 있어, 안정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은행, 증권, 카드 등 계열사 신규 고객 유입과 연계영업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추후 확대된 점유율을 바탕으로 투자운용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 전체적으로 저축성 보험과 일부 단순한 보장성보험의 경우 방카슈랑스가 주요한 채널”이라며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자기네 쪽에서 팔 수 있는 비중 33%를 최대한 팔겠다는 목표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열사 간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카슈랑스 채널이 저축성보험 위주이기는 하지만,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도 적지 않다”며 “저축성보험도 생명보험사 같은 경우 자산운용을 통해 투자수익을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