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항공사 출범을 앞둔 대한항공이 고급화 전략에 나섰다. 서비스 개선에 대해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급화 전략을 완성하려면 비즈니스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최종 통합하는 시기를 2027년으로 목표하면서 CI, 기내식, 좌석 개편 등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새로운 CI와 항공기 도장을 공개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163대의 항공기 도색에만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합 시점에 맞춰 아시아나항공 기체에도 순차적으로 새 도장을 입힐 계획이다.

기내식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신메뉴는 서울 한남동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세스타'의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개발했다.

상위 클래스의 경우 아뮤즈부쉬와 애피타이저 메뉴를 더 고급화한 특별 기내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적인 감성을 반영한 모던 한식 메뉴로 문어 영양밥, 차돌박이 비빔밥, 전복덮밥, 신선로 등이 추가됐다.

일반석 기내식도 기존 쇠고기 위주에서 벗어나 연어 비빔밥, 낙지제육덮밥 등으로 선택지를 넓힌다. 부팟타이, 매운 가지볶음, 로제 파스타 등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도 추가됐다.

대한항공은 상위 클래스 베딩에는 이탈리아 럭셔리 침구 브랜드 '프레떼' 제품을 도입한다. 기존에는 담요만 제공했지만 토퍼와 침구류를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일등석에는 기능성 신소재를 적용한 매트리스와 프레떼 편의복을 서비스 할 방침이다.

상위 클래스 승객에게 제공되는 어메니티 키트와 파우치는 영국 하이엔드 브랜드 '그라프'와 공동 개발했다. 아울러 식기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베르나르도' 차이나웨어. '크리스토플' 커트러리, 독일 '리델' 와인잔을 도입한다.

[그래픽=챗GPT]

특히 비즈니스석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이 같은 서비스 개선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프리미엄 서비스에서 글로벌 상위권이라 평가받는 외항사(싱가포르항공, 카타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들과 유사하게 고급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올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할 예정이다. 첫 개조 대상은 대한항공의 보잉 777-300ER 11대로, 일등석을 없애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설치하면서 일반석 고급화에 나선다.

다만 대한항공이 이와 같은 고급화 전략을 추진한다면 비즈니스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의 비즈니스석은 프레스티지 스위트(Prestige Suite), 프레스티지 슬리퍼(Prestige Sleeper), 프레스티지 플러스 (Prestige Plus)로 나뉜다.

프레스티지 스위트석은 최신형 비즈니스석으로 풀플랫(180도) 침대형 좌석이다. 슬라이딩 도어가 있고, 프라이버시가 최상으로 보장되며, 좌석 배열은 1-2-1 구조로 복도 접근도 용이하다.

프레스티지 슬리퍼 또한 풀플랫 침대형 좌석이지만, 슬라이딩 도어가 없고, 좌석 배열이 2-2-2 구조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다. 좌석 안락함 또한 떨어진다는 평가다.

프레스티지 플러스는 140도~170도 정도 기울어지는 리클라이닝형 좌석이지만, 대한항공의 장거리 노선에서는 배치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유럽 주요 장거리 노선에 프레스티지 슬리퍼를 배치하고 있다.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등을 취항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과 비교할 때 티웨이항공의 비즈니스 세이버 클래스와 대한항공의 프레스티지 슬리퍼는 유사한 스펙(좌석 간격 188cm, 좌석 너비 51cm, 침대길이 185cm)을 가지고 있다.

반면 유상발권 기준 가격은 일반적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대한항공 비즈니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항공사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업그레이드되는 좌석을 순차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