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렉라자 잭팟' 현실화 유한양행

52주 최고가 경신...렉라자 FDA 승인 영향
약품사업부문 매출 67%..총 파이프라인 33개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 30% 하락
"기업가치 상승 기대"

박소연 승인 2024.08.27 10:36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유한양행의 주가가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전날 52주 최고가인 11만1800원을 기록했다. 올 초(1.2) 6만7800원 대비로는 64.88% 상승했다.

특히,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FDA 승인은 한국 항암제가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돼 FDA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특히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국내 제약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렉라자는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의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정맥주사제와 병용요법으로 사용하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다. 렉라자는 먹는 3세대 폐암 치료제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하는데 전체 폐암 환자 180% 이상이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암세포가 작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렉라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원인인 폐암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성장인자 수용체(EGFR)의 신호전달을 방해한다. EGFR의 변이로 일어나는 과정을 방해해 폐암 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원리다.

유한양행은 이번 허가로 800억원 규모의 단계별 기술료 마일스톤을 받는다. 제품 판매가 본격화하면 10% 이상의 로열티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도 신약 하나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나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의 시가총액은 8조9273억원으로 코스피 50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유한양행의 사업부문은 약품사업부문, 생활건강사업부문, 해외사업부문으로 나뉜다. 2분기 기준 매출비중은 각각 67.0%, 12.3%, 17.6%를 기록했다.

약품사업부문에선 비처방약 부문이 10.2%, 처방약 부문이 56.5%를 차지했다.

비처방약 주요 제품으로는 진통소염제 안티푸라민, 유산균 엘라나, 영양제 마그비·메가트루·비타민씨 등이 있다.

처방약 주요 제품은 당뇨병치료제 자디앙,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고지혈층치료제 로수바미브 등이 있다.

생활건강사업부문에선 유한락스가 대표 제품이다.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은 총 33개이며, 이 중 임상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은 6개다.

제2, 3 렉라자로 기대되는 치료제로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YH32367'과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고셔병 치료제 'YH35995' 등이 있다.

YH32367은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작년부터 환자 대상으로 임상 1·2상을 진행 중으로, 현재 용량증량 임상인 파트1을 마무리하고, 파트2인 용량확장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YH35324는 국내 바이오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2020년 기술 도입한 것으로, 유한양행이 일본 제외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추가 데이터가 도출되면 본격적인 기술이전 논의와 함께 다국가 임상 2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YH35995는 희귀유전질환 치료제다. 임상 1상에서는 국내 성인 108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내약성 등을 평가한다. 완료 시점은 2026년 6월로 예상된다.

◆ 자금 여력은 어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아 따르면 유한양행의 2분기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514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2.1% 감소한 1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전년 동기 5.1%에서 3.1%로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R&D 비용 등 판관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악화됐다"며 "최근 항암제 기술 도입 등으로 R&D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52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유한양행은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조 사장은 1955년생으로 경남 마산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영업부에서만 30년 동안 근무한 영업과 마케팅 전문가다.

2021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조 사장은 2026년 매출 기준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신약개발 및 여러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21년 세계 100위권 제약사에 이름 올린 바 있다.

렉라자를 발판 삼아 유한양행은 목표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성과를 회사 발전의 이정표라고 생각하고 제2·3의 렉라자를 만들어 국가 바이오산업 발전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선수 한 마디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DA 승인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시판 허가를 받은 기념비적인 사례로, 유한양행의 오랜 R&D 투자의 성과물이다"며 "8조원 규모의 시장을 타겟하는 K-블록버스터 항암제의 출시와 이로부터 창출되는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향후 M&A 및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레이저티닙 단독요법의 신약 출시 가능성은 현재 유한양행의 기업가치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2025년 국내 사업부문의 고성장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는데 좋은 예는 중국 바이오텍 Legend Biotech Corp(LEGN)이다. 레전드의 시가총액은 카빅티 FDA허가 당시 약 8조원 이었으나, 허가 이후 다발성 골수증 초기단계(2차)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발표하며 약 20조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며 "유한양행 또한 레이저티닙 허가 이후 존슨앤존슨 판매 순항에 따른 지속적인 기업 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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