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바이오 사업이 주가 발목 '오리온'

한달 새 주가 16% 하락...바이오 사업 영향
초코파이, 포카칩, 오징어땅콩 등 장수브랜드 보유
부채비율 18%대...순차입금 마이너스
올해 매출 목표 3조2000억원
"지나친 저평가 국면...하반기 신제품 출시 기대"

박소연 승인 2024.07.25 10:34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오리온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리온은 전날 8만9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중 최저가인 8만88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달새(6/17, 1만6700원) 주가가 16% 넘게 하락했다.

시장에선 본업과 무관한 바이오 부문 투자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바이오 사업을 준비했던 오리온은 지난 1월 바이오 업체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3%를 5400억원에 취득했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지난 2017년 음료, 간편대용식, 바이오를 3대 신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오리온이 지분을 인수한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까지 3년간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로 전환했다.

오리온은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이 떠오르는 현 상황에서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는 리가켐바이오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회장은 추가적인 바이오 인수합병(M&A)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오리온의 시가총액은 3조 5424억원으로 코스피 113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오리온은 지난 2017년 오리온홀딩스(구 오리온)에서 인적분할되어 설립됐다.

분할 전 존속회사인 오리온홀딩스는 1974년 국내외 제과시장의 대표적 히트상품인 초코파이를 출시한 바 있다.

이외에도 포카칩, 오징어땅콩 같은 장수 브랜드를 보유 중이며 간편대용식, 닥터유 제주용암수 판매 등 신규사업 추진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는 12개 이상, 로컬 브랜드는 80개 이상 보유 중이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미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 총 50개국에 진출했다. 특히 중국 법인이 차지하고 있는 파이가 가장 크다. 지난해 매출 기준 중국 시장이 40% 비중을 차지했다.

베트남 법인은 중국, 한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비중(16%)을 차지했다. 베트남은 내수판매뿐 아니라 인근 국가로 수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법인 역시 초코파이, 초코송이와 같은 파워브랜드를 바탕으로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 등 주변 유럽 시장을 개척 중이다.

2021년에는 인도 라자스탄에 공장을 새롭게 준공, 가동을 시작해 인도 시장 공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오리온은 3조 클럽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9124억원, 영업이익 49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요 시장인 중국 위안화 약세와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에도 적극적인 영업활동, 생산설비 확대 등으로 적절히 대응하면서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률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6.91%를 기록했다. 통상 식품업계의 영업이익률은 5% 안팎이다.

재무안정성도 확보했다.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8.27%를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6698억원으로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오리온은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신약 연구개발 및 임상 진행 속도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 [사진=오리온]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1960년생인 그는 마산 고등학교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재무를 담당했다. 1997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겨 경영지원실 경리팀장, 재경담당 상무, 관리담당 상무,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1년 이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부사장, 사장을 맡았다. 이때 신세계와 이마트의 인적분할을 이끌었다.

2014년 신세계그룹을 떠나 오리온그룹에 적을 두게 된다.

2017년 오리온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허 부회장은 지난 4월 열린 ‘최고경영자 주관 증권사 간담회’에서 올해 매출 3조2000억원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생수 사업의 흑자 전환과 시장점유율 확대도 과제다.

오리온은 지난 2019년 닥터유 제주용암수를 출시하고 국내 3대 생수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지만 최근까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총 적자 규모는 142억원에 달한다.

시장점유율도 낮은 편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오프라인 생수 소매시장 점유율은 제주삼다수가 40.3% 1위를 차지했다. 제주용암수의 시장점유율은 약 2%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선수 한 마디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 인수 이후 채널 조정에 따른 매출 공백 이슈 등으로 투심 회복이 지연되었다"며 "하반기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낮아진 매출 성장률 회복이 주가 상승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고 판단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타 음식료업체대비 경기악화 영향에도 전 지역이 순항 중이다"며 "가시성 높은 지역별 성장전략, 투자계획 및 주주환원 정책을 감안한다면 현재까지 리스크로 작용한 요인에 대한 해소 기반은 충분히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밸류에이션은 지나친 저평가 국면이다"며 "향후 신제품 출시와 채널 확장에 따른 점유율 상승, 카테고리 확장(견과바, 육포 등), 지역 확장(인도&미국 법인, 러시아 3공장 등) 가시화 될 경우 프리미엄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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