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 지분 100%' 한화에너지, 한화 지분 늘리는 이유는
보통주 8% 공개 매수..지분율 9.7→17.7%
"후속 합병·인적분할 진행할 가능성 높아"
"장기적으로 주주환원 정책"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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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9 19:29 | 최종 수정 2024.07.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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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 공개매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승계를 위한 과정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사측은 장기적으로 주주환원을 향한 행보라는 입장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 보통주 600만주(지분율 8%)를 주당 3만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사다. 지분은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각각 25%를 보유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지분을 9.7% 보유 중이다. 예정대로 공개매수가 진행되면 지분율은 17.7%로 증가하게 된다.
현재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으로 지분 22.87%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공개매수를 완료하면 김승연 회장과 지분율 격차가 좁혀지게 된다.
한화에너지는 한화 그룹의 3세들이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승계에 활용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왔다.
한화에너지의 전신은 에이치솔루션이다. 에이치솔루션때부터 ㈜한화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지분율은 2018년 2%대에서 2021년 5%까지 늘어났다. 에이치솔루션의 100% 자회사였던 한화에너지가 같은 해 에이치솔루션을 역합병하면서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9.7%로 확대된다.
시장에선 이번 한화에너지의 ㈜한화 공개매수가 한화그룹의 승계 진행과정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영도 상명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한화는 법적으로 지주사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김승연 회장이 ㈜한화 22.65% 지분을 갖고 있고, 김동관 부회장은 5.43% 수준으로 지분율이 낮다.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을 이어가려면 김승연 회장만큼 지분을 인수해야 ㈜한화를 지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 지분을 확보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화 3세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의 지분을 늘리는 것이다"며 "현재 지주사격 회사를 한화 3남이 보유하는 소유 구조 개편이 이뤄진 것이고, 이후 이후 합병이나 분할을 하는 등 과정을 거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이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번 공개매수는 승계를 위한 첫발이며 향후 한화에너지·㈜한화 합병과 인적분할 과정을 통해 승계를 완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승계는 1단계는 공개매수를 통한 ㈜한화 지분 확보, 2단계는 한화에너지와 ㈜한화 합병, 3단계는 합병 회사를 인적분할해서 3남이 나눠 가지는 과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한화에너지가 공개 매수를 통해 ㈜한화 지분을 늘리면 김승연 회장과 지분율 차이는 5% 정도가 된다. 향후 한화에너지와 ㈜한화가 합병을 하면 17.7%는 자사주로 변한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공개매수가인 3만원은 현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2~3년간 ㈜한화의 주가는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의 가치를 올리면서 ㈜한화와 합병을 진행할 것이다.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은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3남에 전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는 승계를 위한 과정이 아니며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도 사실무근이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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