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우수기업 시상 후 주요 참석자들과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김나경 기자)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1주년을 맞아 한국거래소와 투자자, 상장기업 등이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과제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 우수 기업 10곳에 표창을 수여하고 8종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도 했다.
27일 한국거래소가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금가지 153개 기업이 밸류업 공시에 참여했고,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절반(49.4%)에 달하는 기업들이 공시를 이행했다”며 “공기시업들의 주가 역시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양호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 시장도 글로벌 증시의 부진 속에서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회의원과 금융당국, 연기금, 자산운용사, 상장기업 등 약 200여 명이 참여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밸류업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과제인 만큼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정책이 제안되고 있다”며 “다음 정부에서도 중요한 정책 아젠다로 추진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위해) 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국회 차원의 논의와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은 “상법개정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며 “성과가 낮은 기업을 적시에 퇴출해 공정하고 신뢰받는 자본시장을 만들고 혁신기업과 투자자를 보호하면 코스피 5000,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밸류업 우수기업 10개사 선정…인센티브 부여
이날 거래소는 지난 3월까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125개 회사 가운데 ▲밸류업 결과 평가 ▲공시 충실성·밸류업 노력 평가 ▲종합평가를 통해 밸류업 우수기업 10개사를 선정하며 표창을 수여했다.
표창을 받은 기업은 경제부총리 표창 HD현대일렉트릭과 KB금융지주, 금융위원장 표창 메리츠금융지주, 삼양식품, KT&G, 거래소 이사장 표창 삼성화재, 신한금융그룹, 현대글로비스, KT, SK하이닉스 등이다.
해당 기업들은 향후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특례 편입되며 세무, 회계, 상장, 공시 등 분야에서 8종의 인센티브도를 받게 된다. 국세청은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혜택과 법인세 감면 컨설팅, 가업승계 컨설팅 등 세정지원을 줄 예정이며, 금융감독원은 주기적 지정 감사 유예 심사 시 가점 등을 부여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연부과금 추가·변경상장 수수료 면제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유예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추진 방향도 발표됐다.
김정영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밸류업 지수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대신 이미 편입된 기업 가운데 밸류업계획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을 우선 퇴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업계에서 보는 밸류업 프로그램…전망 밝아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금융업, 대기업에 편중된 측면은 있지만, 참여 기업은 좋은 성과(주가 상승)를 내고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초기에 금융지주사들이 굉장히 좋은 참조 사례를 제시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금융기업이 앞으로 얼마나 더 높은 성장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밸류업 시즌 2의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후지 나오야 노무라증권 에쿼티 전략은 “솔직히 말해 일본도 모든 프로젝트를 성공한 것은 아니다”며 “직면한 과제를 인식하고 과제 해결을 위해 추가 이니셔티브를 실행했다”고 전했다.
켈리 창 대만증권거래소 부사장은 “한국에서 1년 만에 150여 개 기업이 밸류업 공시를 했다는 점이 놀랍다. 대만은 거버넌스 중심의 단계적 도입을 하고 있으며, 현재 3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