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통신사의 고객센터를 바꾸고 있다. AI 상담 어드바이저가 도입되면서 상담 시간 단축과 상담 품질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다.

27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기술설명회를 열고 AI 상담 어드바이저 도입 이후 고객의 전체 상담 시간이 월 평균 약 117만 분 줄었다고 밝혔다.

AI 상담 어드바이저는 상담사가 사용하는 AI컨택센터(AICC) 시스템에 적용돼, 통화 시작부터 상담 종료 후의 후처리 업무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AI 기반 에이전트다.

서남희 LG유플러스 CV담당은 설명회에서 "AI가 고객과 상담사 간의 대화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고 상담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천한다"며 "신입 상담사든 베테랑 상담사든 고객은 유사한 품질의 상담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담 중 특정 항목이 미흡했을 경우, 해당 상담사에게 3분짜리 동영상 교육 콘텐츠를 보내는 방식으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졌다"며 "이는 기존 집체 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효율적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당 시스템은 고객 발화를 문자로 전환하는 STT(음성→문자 변환) 기능부터, 상담 지식 검색 및 요약, 상담 코드 분류, 상담 후 정리 업무 자동화까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LG유플러스는 이러한 자동화 기술을 통해 고객 통화당 평균 연결 대기 시간 17초, 통화 시간은 30초가 줄어 전체 상담 시간이 약 19% 개선됐다고 밝혔다.

█ Agentic RAG·AI In The Loop 등 고도화된 AI 엔진 적용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기술설명회를 열고 AI 상담 어드바이저 도입 이후 고객의 전체 상담 시간이 월 평균 약 117만 분 줄었다고 밝혔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LG유플러스는 'AI 상담 어드바이저'의 핵심 기술로 Agentic RAG와 AI In The Loop를 제시했다.

Agentic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는 고객 문의에 대해 AI가 스스로 기업 내부 정보를 검색하고 자율적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고객 질문이 다중일 경우에도, AI는 각 질문의 맥락을 이해하고 적절한 답변을 구성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기술의 정확도가 자체 기준으로 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AI In The Loop 기술은 상담 후 대화 내용을 주제별로 자동 분류하는 과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AI 기반 피드백 루프다.

이진희 LG유플러스 신규서비스개발랩 담당은 "상담 코드 추천의 경우 단일 문의 응대 정확도가 99% 이상, 복합 문의도 95% 이상에 달한다"며 "상담사들이 수작업으로 하던 정리 업무를 AI가 대신하면서 상담 품질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AI Auto QI 개발...AI 상담 어드바이저 고도화

LG유플러스는 AI가 상담 내용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AI Auto QA’도 개발해 도입할 방침이다.

올해 3분기 안에 도입 예정인 AI Auto QA는 AI가 상담 내용을 각 기준에 맞춰 나열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평가한 결과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여기에는 AI가 각 항목을 병렬로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드는 AI 명령 체계 ‘Graph of Thought’가 적용됐다.

AI Auto QA가 도입되면 상담사는 AI가 자신의 상담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피드백을 통해 더 좋은 상담이 가능해진다. 이는 전체적인 상담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 고객의 만족도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B2B 확장 겨냥한 SLM 전략...엑사원이 중심

LG유플러스는 올해 AICC 사업 목표 매출액을 약 350억원으로 설정했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AICC는 LG AI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언어모델(LLM)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정성권 LG유플러스 IT·플랫폼빌드그룹장(상무)은 "AICC에는 엑사원 3.5 2.42B 모델을 기반으로 통신 특화 SLM을 활용하고 있다. 당사의 요금제, 서비스, 업무 절차를 녹여 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AICC를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할 계획인데, 이 경우 퍼블릭 LLM보다 SLM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런 수요에 맞춰 기업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그 중심에 엑사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리스크콜 감지 도입...인력 감축 아닌 품질 강화

AI 상담 어드바이저는 상담사의 감정 노동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욕설 등 악성 민원을 자동 감지하는 리스크 콜 대응 기능을 개발 중이며, 7~8월 중 도입 예정이다.

서남희 담당은 "과거에는 리스크 상황시 상담사가 손을 들어 상담 팀장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했지만, 이제는 STT가 내려오면서 팀장 화면에 요약 알림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며 "상담 팀장이 즉시 개입해 상황을 파악하고 지원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측면에서 욕설 단어 매핑을 넘어서, 화자의 감정과 의도를 분석하는 수준으로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같은 문장이라도 말투에 따라 의도가 전혀 달라진다"며 "중의적 표현을 맥락 속에서 해석해 리스크를 감지하는 것이 과거와 다른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AI 상담 어드바이저 도입으로 인한 인력 감축 우려에 대해 인력 감축이 아닌 품질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남희 담당은 "현재 LG유플러스는 약 2400명의 CS센터 인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5월까지 전체 인력의 약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이 나가면 신규 채용을 하지 않다 보니 전체 인력은 줄었지만 생산 품질을 고도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상담센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상당수 인력을 품질 향상을 위해 재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AICC 사업은 올해 5월 기준 약 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연간 매출 목표는 약 350억원으로 설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