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의 배당 규모가 5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 박정원 두산 회장의 연봉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두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 회장은 올 상반기 163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두산에서 급여 및 단기성과금 74억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89억원(2월말 평가액 기준)을 각각 받았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현금으로 주던 장기성과급을 올해 처음 주식으로 지급했다.

앞서 두산은 2022년 처음 RSU제도를 도입해 박 회장에게 약 20억원어치의 주식을 지급했다. 이 주식 가치는 약 3년새 4배 이상 올랐다. 박 회장이 상반기 받은 연봉은 주요 대기업 총수 가운데 가장 많다.

박 회장의 연봉은 2022년 64억8100만원, 2023년 84억2900만원, 2024년 113억6300만원 등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겸 두산에너빌리티 회장도 올 상반기 두산에서 52억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51억원 등 104억원을 받았다.

두산그룹 오너들이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두둑한 연봉을 챙기고 있지만,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은 5년째 제자리다.

㈜두산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2000원, 우선주 1주당 2050원을 결산 배당으로 지급했다. 배당금 총액은 358억5000만원이다.

㈜두산은 2020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이후 이 같은 배당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한때 주당 결산 배당금이 5000원을 넘기도 했지만, 현재는 최소한의 배당만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아직까지 실적이 제궤도에 오르지 못해 배당금을 올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다만, 그러한 상황에서 오너들의 연봉이 계속 오르고 있는 점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산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9조6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5562억원이다.

㈜두산 다독으로는 매출 8399억원, 영업익 176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 77.4%, 영업익 333.6% 각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