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 말까] 3자연합의 한계?...실적 기대이하 '한미약품'

독자경영 선언 후 첫 실적발표..영업익 전년비 11% 감소
R&D투자·혁신신약 파이프라인 강점
경영권 분쟁 리스크 지속
"파이프라인 결과 내년부터 가시화"

박소연 승인 2024.11.03 09:00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박재현 대표가 독자경영을 선언한 한미약품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 3분기 매출 3621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의 실적을 잠정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 11.4%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의 실적 컨센서스(추정치)인 매출 3755억원, 영업이익 522억원보다 낮은 수치다.

중국에서 지난 7월부터 폭우와 홍수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호실적을 견인했던 북경한미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웠다.

국내는 휴가철과 함께 그간 제한적이었던 의료파업의 영향으로 일부 품목의 성장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8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아닌 한미약품 독자경영으로 조직을 개편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지주사에 위임했던 다른 부서들은 한미사이언스와 별개로 독자적으로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미약품그룹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회장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이하 3자 연합)이 주장한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의 시작이다. 3자 연합은 우호지분까지 더해 한미약품그룹 지분의 과반을 확보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3자 연합 측근으로 분류된다.

한미약품의 독자경영 선언과 관련해 한미사이언스는 "한미 그룹이 하나의 비전을 제시하고 투명한 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를 취하고 있는데, 박재현 대표의 독자 행보는 지주회사 체제 취지와 방향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미약품 그룹 내 경영권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한미약품의 독자경영 행보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이달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박재현 대표의 사내이사 해임의 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한미약품의 주요 사업은 의약품, 원료의약품, 해외의약품 부문으로 나눠진다.

의약품 부문의 주요 제품은 복합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복합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 역류성식도염치료제'에소메졸',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한미탐스캡슐', 발기부전치료제 '팔팔정' 등이 있다.

원료의약품 부문(한미정밀화학)은 세팔로스포린 계열의 항생제가 주요 생산품목이다. 일반 원료의약품 시장에서도 우수한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다수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을 포함해 현재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해외의약품 부문(북미한미약품유한공사)의 주력 제품은 어린이용 정장제 '마미아이'와 기침가래약 '이탄징'이다. 성인용정장제 '매창안' 등 총 20여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22년 복합고혈압치료제 '메이야핑(한국 제품명 : 아모잘탄)'을 출시했다.

한미약품은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혁신적인 신약 개발 역량을 보유 중이다. 회사는 30여 개에 이르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개발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현재 임상 3상 단계로 국내 파이프라인 중 연구 속도가 가장 빠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닌다.

영업이익률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한미약품의 영업이익률은 14.8%를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향후 10년 동안 R&D, 글로벌 시장 진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2033년까지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1968년생으로 영남대학교 약대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제약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한미약품에 제제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입사해 팔탄공단 공장장, 제조본부 본부장, 부사장 등 여러 요직을 거쳤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한미약품 대표 개량신약인 '아모질탄' 개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R&D 투자액을 전체 매출액의 10% 중반대로 유지할 계획이다"며 "경영권 분쟁 관련 부분들이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한미약품그룹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회장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3자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형제 측)의 경영권 갈등이 계속되면서 경영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영권 분쟁으로 성장 동력 확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대표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제약사들은 코로나19가 끝나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데,집중도가 떨어질까 걱정된다"며 "고소나 고발보다는 내년도 사업 계획이나 신약 개발을 신경 써야한다"며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

한미약품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올해 초부터 오너가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핵심 인재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 선수 한 마디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GLP-1 작용제 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비만치료제 및 MASH 파이프라인 결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한미약품의 주가를 견인한 요소는 탄탄한 실적과 함께 기술이전 등 R&D 결과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4분기 실적 정상화 및 내년 R&D 모멘텀을 앞두고 경영권 안정화와 장기 비전의 수립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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