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광지 금양 회장이 이차전지 사업 전환을 밀어붙이기 위해 지분 10% 포인트를 포기한다. 개인 지분 1000만 주를 회사에 무상증여하고, 회사에 빌려준 돈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으로 돌려받는다. 내달 17일 유상증자 청약을 앞두고 악화된 투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다. 금양은 최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으며, 거래 정지 전 사장의 지분 전량 매도로 논란을 빚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주주인 류광지 금양 회장은 내달 2일 보유 주식 1000만 주를 회사에 무상증여할 계획이다. 전날 종가 기준 해당 주식 규모는 4150억원 수준이다.
또한 금양은 오는 28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91만7159주가량의 신주를 상장한다. 유상증자 대상은 류 회장과 그의 개인회사 KJ인터내셔날, KYE에코 등이다.
과거 금양이 이들에게 빌렸던 돈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되갚아주는 출자전환 형식이다. 금양은 지난 1년간 KJ인터내셔날과 KYE에코로부터 5247억원가량을 단기차입했다.
류 회장의 지분은 무상증여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이후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금양 관계자는 “현재 류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6.29%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무상증여와 제3자배정유상증자 후 류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6.55%로 10%포인트가량 줄어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주배정 유상증자 이후 지분은 실권주 및 초과청약 여부 등으로 현재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류 회장이 이렇듯 지분을 내놓은 이유는 유동성 위기로 유상증자 필요성이 크지만, 투심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금양은 ‘책임경영 혁신쇄신안’을 발표하며 “대주주인 류광지 회장이 보유한 금양 주식 1000만 주를 회사에 무상증여해 무한책임경영을 실현하겠다”며 “(또한) 부채비율을 개선하고 재무건전성 및 자본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 대주주 등이 회사에 단기 대여한 금액 중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금양은 이차전지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던 중 사업 여건이 악화돼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금양의 캐시카우는 본업인 발포제 사업이다. 이차전지 사업은 아직 매출이 없어 투자금만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 금양의 발포제 사업 영업이익은 30억원이며, 회사의 영업손실은 181억원이다. 전년 동기대비(영업손실 75억원) 두 배로 늘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85.34%에서 올 6월 말 430.37%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콩고와 몽골 리튬 광산 투자 및 올해 기장공장 완공과 내년 시운전까지 해야 해, 앞으로도 투자해야 할 돈은 수천억원에 이른다.
이에 금양은 유상증자를 택했다. 내년 1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로 1156만 주가량의 신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구주주 청약예정일은 내달 17일부터 18일까지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금양은 지난달 28일 장래사업·경영계획을 거짓 또는 잘못 공시했다는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벌점 10점과 공시위반 제재금 2억원을 부과받았다. 지난해 5월 몽골 광산개발업체 몽라의 지분 취득을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와 관련해, 금양이 몽골 광산의 실적 추정치를 부풀렸다는 논란에 따른 것이다.
당시 금양은 몽라 투자로 올해 매출 4024억원, 영업이익 1609억원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공시 다음 날 금양 주가는 18.12% 급등했다.
하지만 금양은 지난달 27일 정정 공시를 통해 종전 실적 전망보다 백 분의 일 수준으로 쪼그라든 매출 65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제시했다.
회사는 벌점 부과로 지난달 29일 거래가 정지됐으며, 거래정지 해제일인 지난달 30일 주가는 정지 직전 거래일 대비 13.27% 폭락했다.
여기에 거래정지 이전인 지난달 24~25일 이향두 금양 사장이 보유주식전량(2789주)를 장내매도해 내부정보이용 주식거래로 의심받으며 투심은 더욱 얼어붙었다.
앞선 관계자는 “이향두 사장은 개인 사정으로 10월 말일까지 근무하기로 (사전에) 이야기돼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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