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말기 지원금 경쟁 활성화를 위해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폐지를 추진하면서,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달 26일 본회의를 열어 단통법 폐지안을 의결했다. 단통법 폐지안은 오는 6월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래픽=챗GPT 4o]

이에 따라 기존 공시지원금 제도와 공시지원금의 15%를 지급하는 추가지원금 상한 규정, 번호이동·기기변경·신규가입 등 가입 유형이나 요금제 금액에 따른 차별 금지 조항 대부분이 사라지게 됐다. 다만 월 통신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할인 제도는 유지된다.

또한, 올해 초를 기점으로 LTE 요금제 대다수에 대한 신규 가입이 중단됐다. 지난해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기조에 맞춰 중저가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일부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졌다.

통신 3사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LTE와 5G 요금제를 병합한 통합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단통법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불투명한 보조금 지급과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소비자 간의 차별을 줄이고 시장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기존 취지와는 달리 소비자의 가계 통신비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통신 3사는 단통법 시행 이후 마케팅 비용이 축소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에는 유통점에 지급되는 리베이트(판매장려금)와 공시지원금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로 단통법 시행 후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은 크게 줄었다.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경쟁이 격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전체 영업비용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했지만, 법 시행 이후 시장 안정화 기조에 따라 과열 경쟁이 완화된 영향이다.

단통법 시행 이듬해인 2015년 KT의 마케팅 비용은 2조8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감소했다. 1년 새 약 3400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LG유플러스는 2015년 1조99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7％ 감소했으며, 약 1000억원이 절감됐다.

SK텔레콤의 마케팅 비용은 같은 기간 3조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감소해 약 3500억원의 비용을 줄였다.

비용 축소는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통신 3사의 영업이익 총합은 2014년 1조6107억원에서 2015년 3조1690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 이후 마케팅 비용 증가는 3사가 경쟁하면서 생기는 부분일 것”이라며 “현재 통신사들이 중간요금제를 도입하고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며 “단통법 폐지로 경쟁이 활성화되면서 지원금 수준이 높아져 마케팅 비용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이 과거보다 너무 포화 상태라 마케팅 비용을 증액해 고객을 모집하는 방식이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도 있다. 6월 단통법 폐지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경제신문 박소연 soyeon0601@s-econ.kr 박소연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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