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컨테이너선 수주 앞둔 한화오션
한화오션, 선별 수주 전략으로 LNG선 수주 올인
해운동맹 재편으로 컨테이너선가 상승...LNG선과 맞먹어
컨테이너선 점유율 중국 우위...기술 격차 줄어
덴마크 머스크 대량 발주...한화오션 수주 기대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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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30 15:04 | 최종 수정 2024.09.3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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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 수주 전략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주로 수주하던 한화오션이 2년 만에 컨테이너선 수주를 앞두고 있다.
29일 한화오션의 2분기 IR 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 상반기 상선 부문에서 총 26척, 약 50억7000달러(약 6조6254억원)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지난해 10척, 19억달러(약 2조4831억원)을 수주했던 것과 비교해 반년만에 한 해 실적을 추월했다.
구체적으로 LNG 운반선 16척, 탱커 7척, 암모니아·액화프로판가스(LPG) 운반선 3척을 수주했다.
특히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이 수주 호조를 이끌었다. 현재 전 세계 선사의 선단에 속한 LNG운반선 707척 중 180척이 한화오션이 건조한 선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약 25%(클락슨 리서치 2024년 8월 말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2년 만에 컨테이너선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은 2022년 10월을 마지막으로 컨테이너선을 수주하지 않았다. 당시 컨테이너선은 적자 선박이었다. 수주 계약 때보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한화오션은 척당 100억원가량 적자를 냈었다.
저가 컨테이너선이 주로 발주되던 2010년대와 현재는 양상이 다르다. 내년 초 해운 동맹으로 재편으로 해운사가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친환경 연료 전환 수요도 겹쳤다.
2019년 말 1억4500만달러였던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 선가는 지난 7월 기준 2억7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LNG 운반선 평균 선가(2억6250만달러)를 넘어서는 가격이다.
컨테이너선 체급도 과거에 비해 커지고, 친환경 연료 엔진을 사용하면서 선가의 하한도 지지되고 있다.
다만 최근 컨테이너선 수주는 중국 조선사들이 60% 이상 잠식하고 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과거 국내 조선소들이 독점적 경쟁력을 갖고 있던 대헝 컨테이너선에서 중국이 잠식하고 있는 점은 선별 수주 외에도 해당 선종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차이는 과거부터 존재해 왔기에 가격 요인만이 절대적 원인은 아닐 것으로 추정되며 기술력 차이가 크게 좁혀진 점도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화오션은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의 LNG 이중연료 추진식 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서 탈락했다.
하팍로이드는 앞서 42억달러(약 5조5800억원) 상당 규모의 최대 24척을 발주했다. 1만7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와 9200TEU 두 가지로 나눠 입찰을 진행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비롯한 중국 조선사들이 제안을 받았으나 양쯔장조선과 뉴타임즈조선 등 중국 조선사를 택했다.
내년 하팍로이드와 '제미나이 협력' 해운동맹 결성을 앞두고 있는 덴마크 머스크 또한 32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머스크와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공급하기 위한 건조의향서(LOI)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LOI는 본계약을 맺기 직전 단계로 별다른 이견이 없으면 최종 계약으로 이어진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한화오션의 이번 하팍로이드 입찰 탈락은 HMM의 예비입찰 과정에서 하팍로이드를 탈락시킨 영향도 있다고 본다. 국내 입찰이 아닌 국제 입찰을 진행했는데 제일 가격을 높게 쓴 하팍로이드를 배제하면서 국가적 신뢰를 잃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머스크는 지금까지 한국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쳤던 선사이기 때문에 이번 수주 결과를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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