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생명과학, 10월 임총 개최…경영진 새판 열릴까

경영진 “최대주주, 경영권 매각 위해 이사 선임하는 것”
최대주주 “회사 자금 100억원도 없어”
최대주주 “대규모 투자금 유치하면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 당연”

김나경 승인 2024.09.27 19:32 의견 0
SCM생명과학 인천 본사. (사진=SCM생명과학)

SCM생명과학이 일주일 뒤 임시주총에서 신임 사내·외 이사 4인의 선임을 결정한다. 투자자들은 경영진이 최대주주를 중심으로 한 새판으로 짜여질지 주목한다.

경영진은 최대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신임 이사 선임안을 제안했다고 비판하며, 최대주주는 현 경영진의 무책임한 경영으로 회사가 위험에 빠졌고, 회사의 계속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받으면 최대주주 변동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CM생명과학은 내달 4일 임시주총을 열고 이사 선임과 정관변경안을 투표에 부친다. 이번 임시주총은 최대주주이자 기타비상무이사인 송기령 이사(지분 17%)의 지난달 주주총회소집허가 소송이 법원의 허가를 받음에 따라 개최됐다.

송기령 이사는 본인을 포함한 새로운 사내이사 2인 및 그 외 새로운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제안했다.

김성우 사내이사 후보와 김기병 사외이사 후보는 바이오 회사 경력자다. 김성우 후보는 현재 비큐엘 헬스케어 대표를 맡고 있으며 과거 나노바이오시스와 미코바이오메드 대표도 맡은 바 있다. 김기병 후보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한국노바티스, DKSH 코리아를 거쳐 현재는 엑소시그널에서 전무를 담당하고 있다.

안진호 사외이사 후보는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와 KL 파트너스, LAB 파트너스 파트너 변호사를 거친 법조계 전문가다.

정관변경을 통해 신주발행한도를 확대하는 안도 제시됐다.

현 경영진은 송 이사의 주주제안이 경영권과 주식을 동반 매각해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포석이라며 반대입장을 역설하고 있다. 임시주총을 저지하기 위한 특별항고도 진행 중이다.

경영진은 공시를 통해 “송기령 이사가 회사 모르게 주식매각을 시도하다가, 경영권 매각이 동반돼야만 매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돼 1월부터 본격적으로 행동한 것이 (경영권 분쟁의) 시작점이다”며 “최대주주(송 이사)가 경영권 매각을 통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 받으려고 한다는 것은 보도자료에도 공개됐다. 등기이사가 회사에 방문해 경영진에게 이 사실을 추가로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권유자(송 이사)와 M&A 시도에 사임하는 이사들에게 끝까지 화합하자고 3월 15일 전체 이사회 메일로 호소했다”며 “경영진은 명확한 경영권 매각의도를 가지고 구체적인 행동을 추진하는 권유자(송 이사)의 요청사항을 5월 22일 정기 이사회에서 반대했기 때문에, 그 이후로 법률상 책임으로 (요청사항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SCM생명과학 경영진은 잇따라 자진사임했다. 지난 3월 손병관 전 대표가 사임한 데 이어, 4월 문종호 사외이사, 6월 이희성 사외이사가 줄지어 자진사임했다. 현재는 오형남 전무이사가 대표이사의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SCM생명과학은 원천기술인 층분리배양법을 보유한 줄기세포치료제 전문 기업으로 2014년에 설립돼 지난 2020년 6월 1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지난 2022년 3월 창업주인 고(故) 송순욱 대표가 별세한 후로는 기존 경영진들이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송기령 이사의 주장은 경영진과 완벽하게 엇갈린다.

송 이사는 공시를 통해 “이사회를 무시하거나 조정하여 주주들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불법적으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 사실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송기령 이사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무 대리인을 맡은 리앤모어그룹의 한용광 팀장은 “문종호 전 사외이사는 타 대학병원장으로 선임되며 겸직이 불가능해 사임을 표명했다”며 “손병관 전 대표는 원래 의사지만 본인이 연구했던 주력분야가 이쪽(회사 주요 사업 부문)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여러 가지 부담 요인이 생겼고, 최대주주인 송 이사의 의견에도 동의해 상호 간 동의된 수순에서 사임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한 팀장은 이어 “송 이사는 향후 연구개발 등이 잘 돼 회사가 잘 되고 주가가 상승하면 부분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상속세가 해결되길 바랐다”며 “상속세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2022년도 창업주 별세 당시 확정된 상속세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 (회사의) 지분가치는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지분을 모두 팔더라도 상속세조차 온전히 납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CM생명과학 주가는 송기령 이사가 고(故) 송순욱 대표의 별세로 지분을 상속받은 지난 2022년 3월 10일 1만4450원에서 27일 2105원으로 85% 넘게 쪼그라들었다.

또한 송 이사는 회사에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면 최대주주가 바뀔 가능성은 당연한데도, 경영진이 이를 와전해 본인에게 경영권 매각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용광 팀장은 “회사는 연구개발로 1년에 약 100억원의 비용을 지출한다. 그런데 지금 (회사 자금이) 100억원도 남지 않았다. 국내 임상 등 연구개발 및 향후 3상 진행을 생각하면 자금조달은 당연히 필요하다”며 “송 이사는 최대주주로서 전문 경영인과 자금력이 충분한 최대주주 등 투자자 유치가 필요하다고 봐 회사 경쟁력과 계속성 보강 방안을 사내이사들에게 열려있는 자세로 이야기했을 뿐이며, 이 안에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내포된 방안도 있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대주주의 지분은 17%다. 지금 회사에 필요한 자금 200억~300억원 수준을 조달하면 최대주주는 당연히 바뀔 수 밖에 없다”며 “그것을 최대주주가 회사를 팔아먹는다는 (경영권) 프리미엄 논리를 씌웠다”고 주장했다.

현 경영진의 무책임한 경영이 이번 경영권 분쟁의 시작이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용광 팀장은 “(송 이사는) 2022년 창업주 별세 후 기존 경영진에게 신뢰를 가지고 경영을 맡겼다. 하지만 이후 내외부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회사에 투자의사를 전달한 외부기관과 법인에서 있었음에도 (경영진이) 이를 묵인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더 이상 지켜볼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자진사임한 사외이사들 역시 회사가 어려운 것을 모르지 않아 적극적인 외부 자금 조달에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사내이사들이 여러가지 트집을 잡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