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장기 불황 목전...신평사의 우울한 전망

내년 신규 증설 부담 등으로 유가 하방 압력이 존재
전기차 배터리 셀/소재사업 등 신사업 분야도 암울
"이익 상회하는 설비투자 확대로 차입금 부담 증가"

김선엽 승인 2024.09.25 16:57 의견 0

나이스신용평가가 석유화학사들의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스신평은 25일 보고서를 통해 "석유화학사들의 영업실적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업스트림 회사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일회성 재고평가이익이 크게 확대되었던 2023년 3분기를 예외로 할 경우,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서연 나이스신평 연구원은 "다운스트림 회사들 역시 2023년 이후 전지소재, 태양광 등 비석유화학부문 영업적자폭이 커지며 영업손실을 보이고 있다. 향후 수급상황 개선이 제한적인 가운데 높아진 운송비용 등을 감안하면 석유화학사들의 실적은 저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2년 이후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솔린 블렌딩 목적으로 아로마틱 제품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었다. 이에 따라, 아로마틱 제품의 구성비가 높은 회사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2022년 이후 최저점 수준까지 하락하며 가솔린 블렌딩용 수요가
위축되었다. 이에 PX 스프레드는 직전 5년 레인지 하단으로 진입하는 등 하반기 이후 빠르게 약세로 전환되었다.

김 연구원은 "2025년 중에도 신규 증설 부담 등으로 유가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중 아로마틱 제품의 스프레드는 과거 대비 저하된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더해 2027년 이후 대규모 증설이 재차 예정되어 있어 공급과잉 수준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중국 및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2026~2030년 합산 약 4000만톤의 에틸렌 설비 증설이 계획되어 있는데 이는 직전 5년 합산 증설(4700만톤) 대비 절대 규모는 비교적 작으나, 동 기간 에틸렌 수요 순증(약3000만톤 초반) 대비로는 여전히 과중하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증설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최대 2028년까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전기차 배터리 셀/소재사업 및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비석유화학 분야로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사업의 경우 전방 전기차 시장의 수요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며 재고부담이 크게 확대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우, 중국발 생산규모 확대로 공급과잉 상황이 매우 과도한 수준"이렴 "이러한 비우호적인 수급환경에 따라 동 사업부문의 최근 수익성은 전년 대비 크게 저하되었다"고 진단했다.

나이스신평에 따르면 2024년 중 주요 석유화학회사 12개 합산 CAPEX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석유화학사들은 장기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비화학, 친환경 제품군으로의 사업다각화 또는 원재료/지역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이익창출력을 상회하는 설비투자 확대로 차입금 부담이 증가할 것이며, 차입금커버리지를 비롯한 채무상환능력은 과거 대비 저하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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