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권한은 누리면서 책임은 회피...미래에셋 밸류업 C학점

한국기업거버넌포럼, C등급 부여 "책임 경영 요구"
밸류업 진정성 있다면 자사주 25% 즉시 소각해야
경영진도 사외이사도 모두 국제금융 실무 경험 없어

김선엽 승인 2024.09.05 10:38 의견 0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한국기업거버넌포럼이 C등급을 부여했다.

포럼은 5일 논평을 통해 "미래에셋증권의 창업자이자 기업집단 동일인 박현주 GSO(Global Strategy Officer)는 회사의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림에도 불구하고 등기이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2일 '밸류업 공시'를 통해 올 초 발표했던 주주환원성향 35% 이상을 지키겠다는 내용에 더해, 10% 이상의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알렸다.

2024 AIB 총회에서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국제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박 회장이 키노트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미래에셋증권 제공]

특히 2030년까지의 중장기 목표로 글로벌 세전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고, 발행주식을 1억주 이상 소각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또 미래에셋증권은 11조5000억원의 자기자본 중 40%를 해외법인에 배치해뒀다. 국내 초대형 IB 경쟁사의 전체자본 대비 해외법인 투입 자금 비율은 10%다.

이와 관련 포럼은 "박현주 GSO는 미래에셋증권 공시에 따르면 '미등기, 비상근 글로벌 비즈니스 자문' 업무를 수행하지만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 박 GSO가 실질적 경영 활동, 주요 의사 결정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사는 의무와 책임이 있듯이 경영자가 권한을 행사하면 책임이 수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GSO는 그동안 등기이사는 아니어서 부동산 과다 투자 등 잘못된 리스크 관리 및 의사결정에 대해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올바른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미래에셋증권 이사회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박 GSO를 등기이사로 선임해서 책임경영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밸류업 핵심인 자본배치 원칙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포럼은 "밸류업에 진정성이 있다면 자기주식 25% 즉시 전량 소각하고, NAVER 보유 8% 지분 회사가 매수해 빠른 시일 내에 소각하길 권한다"며 "이사회가 이번 가을 논의할 수 있는 의안"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또한 미래에셋증권의 낮은 PBR의 원인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 리스크 관리 능력 및 의사 결정 과정 투명성에 대한 마켓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노무라 PBR은 0.7배, 다이와는 1.0배지만 미래에셋은 0.4다.




이사회 구성도 문제 삼았다.

포럼은 "회사 고위 경영진 뿐 아니라 사외이사 모두 국제금융 실무 경험이 없다. 회사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미래 승부처로 인식하는데 막상 이사회는 월가 등 실무 경험이 없는 교수 중심으로 채워졌다. 거버넌스 개선에 대한 미래에셋증권의 진정성 있는 것일까"라고 물었다.

한편 지난 7월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메리츠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 금융 3사에 대해 포럼은 모두 A학점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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