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중장기 밸류업 계획 발표...다른 금융사와 비교하니
목표 주주환원율 50%...메리츠금융 뒤밟아
내달 1일 우리투자증권 출범
기준금리 인하에 비은행계열사 경쟁력↑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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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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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올 2분기 역대 최대 실적과 함께 중장기 주주환원계획을 발표하며 은행지주사 최초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추진의 신호탄을 쐈다. 목표 주주환원율은 50.0%로 주주환원 모범생 메리츠금융지주의 뒤를 따랐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5일 기업가치제고계획 공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 50.0%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주환원을 위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0.0% 이상을 달성하고 보통주비율도 13.0% 이상 올릴 계획이다.
밸류업은 보통주자본비율 12.5~13.0%에서는 총주주환원율 40.0%, 보통주자본비율 13.0% 초과시 총주주환원율 50.0%로 두 단계로 나뉘어 확대될 예정이다. 2025년까지 보통주자본비율 12.5% 조기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에 더해 지난 2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소식도 알렸다.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8.9% 늘어난 9314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주주환원율 50.0%는 주주친화 모범생인 메리츠금융 수준의 주주환원이다.
메리츠금융은 정부의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전부터 스스로 주주환원에 앞장선 상장사다. 2022년 지배구조개편으로 메리츠 그룹 내 지주사만 상장사로 남기며 계열사 중복상장 문제를 없앴다. 지난해에는 향후 3년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50.0%가 넘는 주주환원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금융당국의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첫 공시에 나섰던 키움증권보다도 높은 주주환원율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 3개년 중기 계획으로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제시 △주주 환원율 30%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 달성 등을 약속했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우리나라 (금융업계는) 과점 시장이라 업계 사이에 경쟁이 있다. 메리츠금융은 자산총액 기준 규모가 작지만 시가총액 3위라 (다른 금융사가)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며 “국내 4대 금융지주(KB·하나·신한·우리) 역시 경쟁 관계에 있다. 시가총액은 소비자가 은행 신뢰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어 다른 은행사도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천 부회장은 이어 “은행은 정부 통제를 많이 받는다. 과거 정부가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중요시해 주주환원을 많이 못 했지만, 이제 정부가 밸류업을 추진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며 “메리츠 외 은행들은 주주가 분산되어 있다. 회장 입장에서는 배당을 많이 하면 주주가 좋아해서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주주환원 계획 이행은 순조로울 전망이다. 금리 인하 전망으로 증권업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증시에 자금이 유입돼 증권사 수익이 늘어난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달 1일 우리투자증권을 공식 출범시키며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실적에 주주환원까지 뒷받침되자 시장은 즉각 반응을 보였다. 이날(26일)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3% 이상 상승한 1만6180원에 마감되며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
세 금융사 주가 상승 폭만 30.0% 안팎이다. 우리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 키움증권 주가는 각각 올 초 대비 26.0%, 38.6%, 29.7% 상승했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우리금융의 배당은 업계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총주주환원율까지 점진적으로 확대된다면 우리금융의 주주가치는 경쟁사 수준 이상으로 한층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회사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생각이다. 증권사의 추가 인수합병(M&A) 부분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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