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도 수십억 연봉 챙긴 CEO들…주주는 부글부글

1000억 이상 적자기업 경영인 28명 10억 이상 보수

김혜원 승인 2024.04.22 14:56 | 최종 수정 2024.04.22 14:57 의견 0

대규모 적자를 낸 기업의 CEO들이 고액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드러나 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2일 재벌닷컴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000억원 넘는 적자를 낸 회사에서 10억원 넘는 보수를 받은 오너와 전문경영인은 2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25억원,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는 20억원을 보수로 받았고,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 등은 회사가 2년 연속 1000억원 넘는 적자를 냈지만 10억원 이상 고액 보수를 매년 받았다.

당기순이익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는데도 임원들의 보수총액이 늘어난 사례도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보수총액은 재작년 64억8000만원에서 84억2000만원으로 30% 넘게 올랐다. 이 기간 ㈜두산의 당기순이익은 1755억원 흑자에서 111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최시돈 심텍 사장의 경우 재작년 2000억원 대였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212억원 적자로 전환했음에도 보수가 17억원에서 26억9000만원으로 50% 이상 늘었다.

손재승 SK스퀘어 부사장의 경우 회사 순이익이 재작년 4000억원대 흑자에서 지난해 3000억원대 적자로 전환했음에도 지난해 보수 총액이 25억원으로 같은 기간 3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한편,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은 지난해 107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계열사 이수화학의 미등기 임원 위치에서 퇴임하면서 퇴직금 138억3000만원과 급여, 상여금을 합쳐 161억2000만원을 받았다. 이 금액은 재작년 이수화학의 흑자 금액(155억 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는 지난해 3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한화솔루션에서 30억8000만원을, 허창수 GS건설 회장은 3800억원대의 적자를 낸 GS건설에서 24억9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오너 경영인 중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4조원대 적자를 낸 SK하이닉스에서 미등기 임원으로서 25억원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300억 원대 적자를 낸 호텔롯데 미등기 임원으로서 21억20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산 주식을 보유한 한 소액주주는 “CEO나 임원은 성과급 기준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규모의 연봉을 챙긴다”며 “반면, (적자기업)주주들에게는 아무런 보상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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