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시작된 아난티…소액주주연대 “지배구조 손보자”

대주주 순환출자 구조
무분별한 CB발행으로 주가 폭락
대주주 사법 리스크

김나경 승인 2024.01.15 16:27 | 최종 수정 2024.01.15 16:33 의견 0

국내 호텔 기업 최초로 매출 1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는 아난티가 소액주주들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 매출 확대에도 상장 이래 단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는 등 주주환원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연대는 행동주의 펀드와 손잡고 경영권 행사까지 나설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난티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5일 청주지방법원에 주주명부 열람 등사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연대는 확보한 주주명부를 바탕으로 지분을 결집해 행동주의 펀드와 함께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소액주주연대가 지목하는 부분은 크게 3가지다.

◆ 대주주 순환출자 구조

연대는 아난티 대주주가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최소한의 자본금으로 그룹의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 기준 아난티 대주주는 이만규 대표가 대표이사로 있는 중앙디앤엘(지분율 11.47%)과 대명디앤엘(지분율 11.08%)이다. 그 외 이중명 전 회장과 이만규 대표, 동생 이홍규의 지분율은 각각 2% 수준이다. 아난티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30.03%다.

중앙디앤엘과 대명디앤엘은 동신디앤엘·대명디앤엘→중앙관광개발→중앙디앤엘·대림디앤엘→세종에머슨→대명디앤엘로 순환출자되는 구조다.

이 대표 등 대주주 일가가 직접 아난티를 지배하지 않고 여러 개의 회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이유는 최소한의 자본금으로 그룹 지배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순환출자란 한 그룹내에서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은 A기업에 다시 출자하는 식으로 그룹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중앙디앤엘과 대명디앤엘, 동신디앤엘 등 순환출자 구조 속에 있는 회사들의 출자 자본금은 대부분 5000만원~1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1억원가량의 출자 자본금으로 12일 기준 시가총액 6000억원 이상의 아난티 경영권을 손에 넣은 것이다.

통상 핵심 상장사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여러 주식회사와 유한회사는 비상장 상태로 계열사 간 거래나 자금 이동이 잘 드러나지 않는 깜깜이 지배구조로 평가된다.

◆ 무분별한 전환사채 발행

소액주주연대는 무분별한 전환사채(CB) 발행 역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박장호 아난티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코로나 19 엔데믹으로) 리오프닝 이슈가 돌 때 오너리스크(삼성생명 빌딩, 이중명 전 회장 라덕연 이슈) 두 번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콜옵션 행사 뒤 반등 조금 하자마자 CB청구권을 행사했다. 중국 한한령 해제와 (지난해) 2분기 실적 이슈로도 역대급 공매도로 다른 업황 오른 것 보다 덜 오르고, 그 뒤 CB청구권 5연속 행사로 주가는 다시 구렁텅이로 (빠졌다). 분명 회사는 이 동안 성장했고 실적도 개선됐으며, 이익잉여금을 천억원 넘게 들고 있으나 주가는 역행(하고 있다), 그 동안 기다려온 주주들과는 이익을 공유하고 싶지 않은게 명확히 드러나지 않나?”고 말했다.

아난티 주가는 2019년 ‘남북 경제협력주’로 주목 받았을 때를 제외하곤 지난 10년간 1만원을 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세력의 개입도 의심되고 있다.

박 대표는 "전환사채가 좋은 게 세력 입장에서는 차트상에서 매집 흐름을 보여주지 않고 물량을 모을 수 있고 중간에 세력들 내부 관계자 배신이나 시세차익을 내기 위한 진행 과정에서 주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시에는 만기이자 받고 나올 수 있는 안전장치도 있어서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이 사채발행 후 주가를 임의로 하락시키고 하락한 가격에서 전환사채 리픽싱을 최대 3번 진행시켜 청구할 수 있는 주식 수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고 이에 아난티의 경우에 9000원~1만 원대의 전환사채 발행 후에 리픽싱을 통해 최저가 6~7000원로 맞춰두고 박스권 형성 후 주식으로 청구해서 주가 올리고 팔고 가는 식이었는데 다른 코스닥 시총 낮은 종목들에서 주로 나오는 패턴과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 대주주 리스크

이중명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발발한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폭락 사태와 관련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받았다.

또한 이만규 대표는 삼성생명 관련 횡령과 회계장부 허위공시 등으로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삼성생명은 2009년 아난티로부터 수백억원 비싸게 부동산을 매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아난티가 삼성생명 출신 브로커를 통해 횡령한 회삿돈을 삼성생명 직원들에게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다.

아난티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지배구조 부문 최하 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박정호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회사가 투명경영을 하여 타 동종업계만큼의 프리미엄을 받기 위해서는 배당, 자사주소각보다 지배구조가 심플화되면 아난티는 경영수익과 분양수익에 대해 증권사마다 각자의 PBR 프리미엄을 붙어서 계산도 어려웠던 기업구조가 심플화됨에 따라 적정기업평가도 받을 수 있고 자연스레 경영권확보를 위해 사측도 지분을 더 희석시킬수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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