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주가로 말한다] '다다음에 걸린 사활' 홍은택 카카오 대표

카카오 주가 2년 만에 1/3 토막
대화형 인공지능 '다다음' 출시 예정
SM인수...'승자의 저주' 피할 수 있을까

김나경 승인 2023.03.23 08:48 의견 0

2020년 초 코로나19 발발로 비대면이 활성화되며 17만3000원까지 올랐던 카카오 주가는 2021년 중순 엔데믹 전환 후 내리막을 거듭해 현재 3분의 1토막 수준인 6만원대를 간신히 지켜내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홍은택 대표가 취임한 2022년 7월 14일 7만2100원에서 6만2800원으로 12.9%하락했다. 같은 기간 NAVER 주가는 23만3500원에서 20만7000원으로 11.35%하락했다.

카카오의 미래를 이끌 상승 모멘텀(주가 상승 또는 하락 경향 및 그 원동력)은 '다다음(ddmm)'이다.

지난 20일 카카오는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반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이하 대화형 인공지능) '다다음'을 오픈베타(시범 서비스)로 출시했다.

'다다음'은 한국형 챗GPT를 만들겠다는 카카오브레인의 올해 목표에 따른 첫 시제품이다. '다다음'의 정식 출시 여부나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다. 카카오브레인은 2017년 2월 설립된 카카오의 인공지능 연구 전문 자회사다.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해주는 기능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했다고 평가받지만, 오픈베타 하루 만에 사용자 폭주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기술적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머신러닝은 사람이 컴퓨터 코드를 일일이 작성하지 않고, 대규모 데이터와 일반화된 알고리즘을 주면 인공지능이 문제해결 패턴(모델)을 자동으로 학습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이라 어떠한 패턴으로 모델을 만들지와 어떤 결괏값을 도출할지는 개발자도 예측할 수 없다.

또한 대화형 인공지능은 방대한 자연어 데이터와 복잡한 처리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모델의 크기가 클수록 질문에 대한 인공지능의 반응 시간이 길어져 대화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한편, 최근 떠들썩했던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는 오히려 카카오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

카카오는 지난 7일 에스엠 주식을 최대 35%까지 1주당 15만원에 매집하겠다고 발표했다. 총 1조25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카카오엔터는 에스엠 인수 후 카카오로부터 분리해 상장될 계획이다. 카카오의 입장에서는 6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인수 비용으로 지출하고도 오히려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결과를 얻었다.

게다가 오는 31일 에스엠 주주총회에서 인수를 무사히 마무리하는 것과 인수 후 '승자의 저주'를 피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지난해 7월 카카오의 지휘봉을 잡았다.

앞선 카카오 대표이사들은 모두 사회적 물의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카카오는 임원들의 주식 먹튀(먹고 튀기)와 쪼개기 상장, 유상증자로 주식 가치를 희석시켜 주주들로부터 쓴소리를 듣고 있다.

2014년 다음과 합병하며 우회상장한 카카오는 2020년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를 물적분할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2021년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3개월 간격으로 상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 상장을 추진하다 주주들의 거센 반대 등으로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물적분할로 형성된 모기업-자회사 수직구조는 주주들도 걱정할 것이 없다.

하지만 물적분할한 신설 자회사를 상장까지 해버리면 주주구성 및 소유권 비율이 변하면서 모회사와 자회사 주주 간의 부의 재분배가 일어난다. 모회사에서 특정 사업부의 투자자산가치 역시 증발한다.

게다가 물적분할 후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상장 직후 임원들의 대량 매도로 임원들은 큰 이익을 보고 주가는 곤두박질치는 상황을 보여줬다.

2021년 8월 6일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카카오뱅크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임원 9명 중 5명이 10일과 11일, 20~24일에 걸쳐 상장 전 미행사된 스톡옵션의 약 11%(29만5182주)를 팔아치웠다.

카카오를 비롯한 계열사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표이사들은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로 많은 보수를 받았다.

2022년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여민수·조수용 전 카카오 공동 대표는 지난해 보수로 700억원 가량을 수령했다. 여 전 대표는 급여 4억5600만원과 42만5000주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을 받았으며, 조 전 대표도 급여 6억8500만 원과 45만 주 규모의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364억4700만 원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카카오 판교사옥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책임으로 남궁훈 전 대표가 사퇴한 후, 단독으로 카카오를 이끄는 홍 대표는 지난해 급여 7억100만원과 상여 19억9700만원 등이 포함된 29억7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한편, 홍 대표는 1963년생으로 중경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동아일보 기자, 미국 라디오 방송국 KBIA 프로듀서,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 편집국장을 거쳤다.

이후 IT업계로 선회해 네이버 전신인 NHN에 입사했다.

2012년 카카오에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으로 합류해 카카오페이지와 공동주문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를 출시했다.

다음카카오 콘텐츠팀장, 소셜임팩트 팀장, 카카오 최고업무책임자를 지나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8년부터 카카오커머스 대표로서 거래액을 4배 이상 확대했다.

2022년 카카오임팩트 재단 이사장 겸 카카오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같은 해 7월 공동 대표이사, 10월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홍 대표는 카카오 주가 하락과 관련해 "(본인에게)부여된 스톡옵션은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할 경우 당일 종가의 2배 이상이 될 경우에만 행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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