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의 초라한 역대급 배당...주주들은 속 터진다

2022년 주당 배당금·배당총액 2배↑
배당성향 5%대 수준...상장사 평균 7분의1 수준
'매각 의식한 소극적 주주환원' 지적
소액주주들 주총 안건 반대표 행사

박소연 승인 2023.03.22 10:59 | 최종 수정 2024.01.29 15:54 의견 0

HMM이 2022년 결산 배당금을 대폭 높였지만, 배당성향은 여전히 다른 상장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짠물 배당'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거세지는 모양새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HMM은 최근 2022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1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5.5%, 배당총액은 5868억원이다.

HMM은 2021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배당금 600원, 배당총액 2934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2021년 배당은 11년 만의 배당 지급이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201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HMM은 2020년 적자를 벗어나 124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50배에 이르는 5조337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배당 지급이 가능해졌다.

10년 만의 배당 지급에도 현금배당성향은 5.5%에 그쳤다. 2021년 별도 기준 코스피 상장사 평균인 3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18조5827억원, 영업이익 9조9515억원, 순이익 10조854억원을 달성해 2021년을 능가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에도 배당성향은 5.8% 수준이다.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야기했던 2021년 5.5%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HMM의 짠물 배당, 이유는?

HMM의 소극적인 주주환원은 매각을 염두에 둔 처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지난 2일 공동으로 HMM 경영권 매각과 관련한 용역 수행기관 선정 절차에 공동으로 착수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HMM의 최대주주로 각각 지분 20.69%, 19.96%를 보유 중이다.

주주환원정책은 소액주주들의 투자심리를 개선해 궁극적으로 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민간 기업으로의 매각을 고려한다면 높은 주가는 불리하다. 따라서 HMM이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2021년 5만1100원을 기록하기도 했던 HMM의 주가는 ​21일 기준 2만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뿔난 소액주주들, 주총 투표서 불만 표출

일각에서는 반기배당과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회사의 정관 제47조 2에 따르면 HMM은 중간배당이 가능하다. 중간배당을 위해선 ​반기 결산일의 45일 이내에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해야 한다. ​

HMM의 소액주주들은 회사의 소극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반발로 정기 주주총회의 모든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고 있다. 소액주주 카페에는 모든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인증 게시물이 올라오는 중이다.

​HMM은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HMM의 주주들은 21일 오전 9시부터 30일 오후 5시까지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

HMM 관계자는 "주당배당금은 2021년 600원에서 2022년 1200원으로, 배당금이 주가의 몇 퍼센트인가를 나타내는 시가배당률은 2021년 2.9%에서 2022년 5.5%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시가배당률은 다른 회사 평균과 비교해도 적은 수치가 아니다"며 "반기배당과 특별배당 가능성은 현 단계에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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