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구광모의 위기?...첫 상속 분쟁 일어난 'LG'

LG가 3모녀, 상속회복청구 소송 제기
LG측 "경영권 흔들기 용납 않겠다"
LG, 9개 자회사 보유..배당·상표권·임대 수입원
재무안정성 지속 개선
현행 상속법 따른 상속 재분배시 경영권 다툼 우려

박소연 승인 2023.03.13 18:57 | 최종 수정 2023.03.14 11:26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LG그룹의 첫 상속 분쟁으로 지주사 ㈜​​LG의 주가가 2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고 구본무 LG그룹 전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구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로, 구본무 전 회장의 양자다. 김 여사는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이며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 씨는 각각 구본무 전 회장의 장녀, 차녀다.

구인회-구자경-구본무-구광모로 이어지는 LG그룹 회장 계보는 철저하게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왔다. 구본무 전 회장이 외아들을 잃고 2004년 조카 구 회장을 양자로 들인 것도 장자 계승 원칙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였다.

13일 LG의 주가는 8만83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2거래일간 11% 넘게 상승했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주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LG "경영권 흔들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LG는 LG그룹의 지주회사로 계열사의 일정 지분을 가지고 해당 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한다. 또한 해당 기업들의 사업 활동을 통해 얻은 실적의 간접 수익을 통해 운영된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총 9개의 국내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LG의 영업수익(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자회사 및 기타 투자회사로부터의 배당수익, 상표권 사용수익, 임대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연결회사 내 주요 제품 및 서비스는 IT서비스업(LGCNS), 부동산 자산관련 종합서비스업(디앤오), 경제·경영 등 교육 및 자문서비스업(LG경영개발원), 스포츠서비스업(LG스포츠), 부동산 임대업(LG Holdings Japan Co.,Ltd.) 등이 있다.

LG의 3대 수익원은 22년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다.

배당금수익은 22년 5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상승했다. 상표권 사용 수익은 같은 기간 3660억원은 전년 대비 7%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 및 LG이노텍의 매출 증가가 주요인으로 상표권 사용 수익은 지속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트윈타워, 광화문, 가산, 서울역 등에 보유한 건물의 임대수익은 1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상승했다.

신사업으로 클라우드, 데이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 등의 사업도 진행 중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LG의 재무안정성 지표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0년 16.4%에서 2021년 17%로 소폭 올랐다. 지난해에는 13%로 다시 감소했다.

차입금 비율은 2020년 5.9%에서 2021년 3.6%, 작년 3.1%로 꾸준히 줄었다.

지난해 연결 자산총계는 21년 대비 3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분법 이익 및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지분법투자 주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연결 부채총계는 전년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디앤오 매각예정관련 부채가 감소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주사 LG도 이끌고 있다. 2018년 구본무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LG그룹 회장으로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구 회장은 1978년생으로,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했다.​

LG전자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LG전자 미국 뉴저지법인, HE사업본부, HA사업본부, LG시너지팀 등을 거쳤다. ​

LG는 2020년 사업보고서에서 "구 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기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지주사의 경우 자회사가 많이 분리돼있고, 개별 종목 대비 주가의 등락 폭이 낮다.

LG가의 첫 상속분쟁으로 경영권 다툼의 소지가 생길 여지 또한 우려된다.

LG가의 전통에 따르면 경영권 관련 재산은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이 가지고, 그 외 가족들은 개인 재산을 받아왔다. 이에 구 회장은 LG 주식 8.76%를 상속받았다. 김 여사를 비롯한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 LG 주식 일부(구연경 2.01%, 구연수 0.51%)와 구본무 전 회장의 개인 재산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

LG가 여성들은 구 전 회장이​ 별도의 유언이 없이 사망했기 때문에 통상적인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상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상속법은 생존 배우자가 자녀보다 1.5배 더 많이 재산을 받고, 나머지는 자녀들이 똑같은 비율로 나눠 갖게 돼 있다. 구 전 회장이 남긴 LG 주식 11.28%를 현행 상속법에 따라 나누면 김 여사는 3.75%를, 구 회장을 포함한 세 자녀는 각각 2.51%씩 갖게 된다.

이 경우 구 회장의 보유 지분율은 기존 15.95%에서 9.7%로 낮아지게 된다. 반면 김 여사 지분율은 4.2%→ 7.95%, 구연경 대표는 2.92%→3.42%로, 구연수 씨는 0.72%→ 2.72%로 높아진다. ​

◆ 선수 한 마디

LG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6.43배(동일업종 6.7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2배 수준이다.

이승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하방경직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데다 실적 기대감으로 최근 LG전자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LG의 실질 순자산가치(NAV)가 상승하고 있다"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