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만 5조원' 한국조선해양, STX엔진 인수 나섰다

STX엔진 지분 47.81% 인수 나서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시너지 기대
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 엔진 시장 확대
현금성 자산 5조원 규모...인수 여력 충분

박소연 승인 2022.12.20 16:34 의견 0

한국조선해양이 STX엔진 인수에 나섰다.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가운데 현재 보유중인 현금성 자산만으로도 인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파인트리파트너스는 STX중공업을 인수한 지 4년만에 경영권 지분 매각을 본격화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STX중공업 지분 47.81%다.

지난 15일 매각 예비입찰 결과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HSD엔진, 해외 업체 한 곳 등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엔진은 디젤엔진 전문생산업체로 선박 엔진, 기자재(터보차저, 크랭크 샤프트 등), 선실 등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이 STX엔진을 인수할 경우 현대중공업의 엔진사업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는 첨단 정밀가공, 조립 및 시운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엔진 제작사다. 세계 대형 엔진 시장의 35%를 차지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국재해사기구(IMO) 및 유럽연합(EU)에서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선박 엔진 시장은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

​국내에서는 2020년 친환경선박법 시행에 따라 정부 및 지자체의 친환경 관공선 건조가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기존 디젤엔진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가스엔진, DF엔진, 하이브리드 및 전기추진방식 등 신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한국조선해양이 STX엔진을 인수할 시 실적 개선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STX엔진은 올해 4분기에만 638억원 규모의 수주를 하는 등 일감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5조원에 달한다. STX엔진의 시가총액(약 2980억원)을 감안할 때 인수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금액은 별도의 조달 없이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으로 모두 지급 가능하며, 미상환 전환사채 잔량이 없기 때문에 지분 희석 가능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

이어 "선박 엔진기계 생산 능력은 현대중공업이 1200만 마력, STX중공업이 130만 마력이다. 가동률은 현대중공업이 100%인 반면, STX중공업은 25%에 불과하다"며 "현대미포조선 향 중형선 엔진기계 물량을 STX중공업에 분산하고, 현대중공업은 잉여 설비를 대형선 엔진기계 제작에 집중한다면 양사 시너지가 발현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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