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공장 흑인 직원들 '인종차별' 소송

직원 85%가 흑인이지만 관리직 승진은 제한
인종차별행위 보고 시 보복징계 의혹
백인 관리자, 흑인직원에 "'주인님'이라고 불러라“
고소 대표자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일하기 거부한다"

김나경 승인 2022.11.18 16:03 의견 0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이 인종차별 관련 소송을 제기 당했다.

흑인 직원들의 승진 기회를 제한하고 '주인님'이라고 불러라는 등 인격을 모독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공장은 이미 흑인 여성 경영진 차별로 한차례 고소를 당한 적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 흑인직원 5명은 앨라배마주 법원에 공장을 상대로 34페이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공장 직원의 85%가 흑인직원이지만 관리직으로의 승진은 제한돼 있으며 인종차별적 행위를 보고할 경우 오히려 이에 대한 보복 징계를 내린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측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의 명단을 작성해 해당 직원에게 승진방해, 징계, 강등, 해고 등의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또 흑인직원은 유사한 위반 행위에 대해 백인직원보다 더 가혹한 징계행위를 받았으며, 병가 후 육체적으로 더 힘든 업무인 '섀시 메리지' 작업에 재배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지어 흑인직원에게 '주인님'(Master)이라고 부르라는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지난 2020년 흑인직원 3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백인 관리자가 흑인직원에게 '주인님'이라고 부르라고 명령하며 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번 고소의 대표자인 아서 데이비스는 "흑인직원들은 (18세기 흑인 노예들이 일하던)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일하길 거부하며 누구도 흑인직원들의 주인님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전히 현대차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소송자 4명은 보수가 괜찮은 직장을 잃을 위험도 감수하고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앞서 2018년 경영진 자리에 오른 흑인 여성 직원에게도 인종차별로 고소를 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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