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2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 대한항공

2분기 매출·영업익 전년비 71%·274% 늘었지만 주가 정체
여객·화물·항공우주사업 영위 중...여객 매출 증가 추세
부채비율, 2019년 871.5%에서 지난해 말 288.5%로 감소
고환율·고유가 리스크...하반기 화물 실적 호조 지속될 듯

박소연 승인 2022.08.09 14:41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대한항공이 2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3조3324억원, 영업이익은 735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274% 증가한 수치다.

​화물 부문이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여객 부문 매출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가 이어졌지만, 주가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8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2만5750원에 거래 중으로, 최근 3개월 동안 주가가 2만원 중반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대한항공은 여객사업, 화물사업, 항공우주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 중이다. 사업부분멸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화물사업이 65%, 국제선 22%, 국내선 5%, 항공우주사업 4.8%를 차지하고 있다.

​​여객사업은 올해 3월 말 기준 총 131대의 여객기를 보유 중이며, 국내 13개 도시와 해외 35개국 95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운휴 노선을 제외하면 국내 7개 도시, 해외 20개국 36개 도시를 정기적으로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코로나19 확산세의 진정으로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여객 부문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여객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7% 상승한 874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미주와 구주, 동남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83%, 762%, 554%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매출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올해 2분기 여객 매출은 2019년 2분기 실적1조9456억원)의 44% 수준이다.

화물사업은 올해 3월 말 기준, 해외 27개국 44개 도시에 화물기 23대를 운항 중이다.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부품 등의 산업 기반 수요, IT·전자제품, 전자상거래, 의류 등의 소비재 수요, 신선화물, 의약품, 생동물 등의 특수화물까지 해운 대비 긴급·고가 수요를 수송하고 있다.

글로벌 화물 운임과 다르게 대한항공의 화물 운임은 2분기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TAC인덱스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 평균 운임은 올해 1월 kg당 10.9달러에서 지난달 8달러대까지 하락하는 등 올해 글로벌 화물운임지수는 꾸준히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2분기 화물 실적 호조에 대해 "9분기 연속으로 추가 공급이 없고, 수요는 유지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 침체 우려에도 항공운송수요는 1분기와 유사한 수준이 지속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우주산업에서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주목할만하다. 대한항공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UAM 기술개발에 착수하고, 우주산업 관련 정부 과제를 적극 수행 중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코로나19 팬데믹츠포 인한 화물 실적 호조로 재무가 크게 개선된 대한항공은 부채비율이 2019년 말 기준 871.5%에서 지난해 말 288.5%까지 떨어졌다.

통상 항공사의 부채비율에는 리스 비용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현재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높은 편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현금성 자산이 4조7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과거 1조원 수준의 현금을 유지하던 것과 비교하면 5배에 가까운 현금을 보유 중이다.

대한항공은 부채를 갚는 대신 1년간 현금 확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확보한 현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기재 도입비,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대한항공은 우기홍 사장이 경영하고 있다.

우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카이스트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1987년 대한항공에 기획관리실에 입사해 뉴욕여객지점장,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09년에 상무로 승진해 한진그룹에서 '최연소 상무'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우 사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고유가·고환율 기조에서 대한항공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항공사는 환율, 유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 중 하나다. 환율이 올라가면 항공기 리스 비용과 항공유 구입비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올해 1분기 말보다 2분기 말에 6.8% 정도 상승한 효과로 연료비가 1조원 가량 지출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6135억원 증가한 규모다.

고유가 기조 역시 부담이다. 항공업계는 유류할증료를 통해 승객들에게 일정부분 부담을 전가해왔지만, 유류할증료가 급등할 시 승객들의 부담이 늘면서 여객 수요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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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같은 그룹사인 한진해운을 돕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에쓰오일 지분 3000만주를 매각한 대한항공의 선택이 아쉬워지는 부분이다. 미국 델타항공 정유공장을 인수해 연료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또다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은 2020년 6월, 지난해 1월 두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 선수 한 마디

대한항공은 현재 여객 수익성 개선, 화물 고수익 유지라는 최상의 영업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저비용항공사(LCC)를 비롯한 많은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재정난으로 항공기 수를 대폭 줄였다. 대한항공도 2019년 대비 항공기 수가 169대에서 154대로 줄었지만 타 항공사 대비 큰 폭은 아니다. 하반기 여행 수요가 증가할 시 여객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대한항공의 수익성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화물 실적에 대한 증권업계의 전망은 엇갈리는 편이나, 시장의 가장 큰 우려인 글로벌 여객 공급 확대에 따른 운임 하락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량은 지난 4분기를 고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되었지만 감소 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며 "여객기를 통한 밸리카고(여객기 남는 공간에 싣는 화물) 공급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3분기에도 화물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모멘텀도 유효하다. 대한항공은 통합을 위해 6개국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다. 더디게 진행되는 각국의 승인 심사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합병이 실패해도 대한항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을 보인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대한한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조 단위 자금을 감안했을 때 통합이 무산되면 재무적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현재 대한항공의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도 제한적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4조7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 진에어 인수, 아시아나 합병등을 고려했을때 아시아 대형항공사(FSC) 중 저평가 되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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