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주가로 말한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롯데케미칼보다 매출 작으나 시가총액 규모는 더 커
사장으로 부임한 2020년 주가 하락...폭발사고·유증 여파
한화그룹 사업구조 재편으로 김동관 승계 구도에 힘 실릴 듯

박소연 승인 2022.08.04 13:02 | 최종 수정 2022.08.04 14:40 의견 0

[편집자주]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는 시총으로 표현됩니다. 또한 CEO의 제 1책무는 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입니다. <주주경제신문>이 상장기업 CEO의 성적표를 살펴봤습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해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한화솔루션의 시가총액은 8조3397억원이다. 석유화학 경쟁업체인 롯데케미칼의 시총은 6조1010억원으로, 한화솔루션의 매출은 롯데케미칼의​​​ 절반 수준이나, 시총은 한화솔루션이 더 크다.

김동관 사장은 2020년 10월부터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하고 있다.

2020년부터 1년간 가파르게 상승했단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김 사장의 부임 이후 주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5만8740원에서 같은 해 10월 3만2500원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2021년에는 케미칼 사업의 호조로 한화솔루션이 호실적을 기록했던 한해였기에 주가 하락은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0조7252억원, 영업이익은 73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6.6%, 24.3% 각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하락한 까닭으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합작한 여천NCC의 여수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가 꼽힌다.

또한 유상증자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며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의 22.6%에 달한다. ​

한화솔루션은 이중 약 6000억원 가량을 차세대 태양광 제품 개발과 수소 생산·저장·유통 등을 위한 시설투자자금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태양광 사업의 적자가 지속된 탓도 있다. 지난해 케미칼 사업에서 1조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태양광 사업에서 3000억대 영업손실을 봤다.

한화솔루션은 주주가치 제고가 미흡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2020년부터 무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배당 재원을 수소와 태양광 등 미래 신사업에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솔루션은 앞으로 5년 간 2조8000억원을 태양광·그린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

올해 3~4만원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던 주가는 올해 2분기 호실적 및 신재생에너지 흑자 전환에 힘입어 1일 4만5150원까지 상승했다.

한화솔루션을 이끌고 있는 김동관 대표이사 사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다.

1983년생으로, 서울 구정 중학교(현 압구정 중학교) 졸업 후 유학길에 올라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구정 중학교 재학 시절에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으며, 미국 명문학교로 꼽히는 세인트폴고등학교에서도 최우수 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쿰 라우데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수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중국법인인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직을 맡았으며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 한화큐셀 전무를 거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한화솔루션 통합법인이 출범하면서 전략부문 부문장과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10월부터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이 대대적인 사업 재편을 발표한 가운데, 김동관 승계 구도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업구조 재편은 그룹 내 주력산업인 방위산업 계열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것이 가장 큰 골자다.

기존 방산 부문은 대표이사 중심으로 운영돼 김 사장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쉽지 않았다. 김 사장은 올해 3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합병으로 김 사장은 그룹 내 방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게 됐다.

승계 재원 확보 및 김 사장의 그룹 지배력 확대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

김 대표가 아버지의 후광에서 벗어나 본인의 경영 능력을 본격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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