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진 롯데케미칼의 PBR

고유가·나프타 가격 상승·공급 과잉 3중고...하반기 부진 예상
수소 에너지·배터리 소재·재활용·바이오 플라스틱 등 사업다각화로 재무 악화 우려
"신사업 기대에도 업황 반등 시간 걸릴 것" 신중한 증권업계

박소연 승인 2022.06.20 15:19 | 최종 수정 2022.06.20 15:50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고유가·나프타(납사) 가격 상승·공급 과잉이란 삼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 대비 88.2% 줄어든 수치다.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는 원유가격 상승으로 톤당 1000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기 때문에 고유가는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나프타를 열분해해서 만드는 에틸렌 가격은 원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에틸렌 증설 물량은 역대 최고치인 1294만톤으로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2분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석유화학업계의 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중고에 허덕이는 롯데케미칼이 어떻게 난관을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원료부터 화학 소재까지 수직계열화된 종합화학 회사다. LG화학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부문은 기초소재사업, 첨단소재사업으로 구성돼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 각각 76.66%, 33.25% 비중을 차지해 기초소재사업이 사업의 큰 비중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기초소재사업은 납사, LPG 등의 원료를 활용하여 기초유분과 모노머, 폴리머 등의 제품을 제조·판매한다. 각각의 매출 비중은 24%, 25%, 48%이다.

​첨단소재사업은 SM, AN, BD, MMA, DPC 등의 원료를 활용해 ABS, PC, 건자재 등의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각각의 매출 비중은 ABS 36%, PC 45%, 건자재 5%, 기타 14%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은 1.48%를 기록했다. 경쟁업체 LG화학(8.82%) 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첨단소재사업을 강화해온 LG화학과 달리 롯데케미칼이 기초소재 사업에 치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수소 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재활용·바이오 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에 2030년까지 총 1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롯데케미칼 2030 비전'을 발표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몸집을 불리기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전기차 소재 업체인 PI첨단소재와 일진머터리얼즈 인수전에 참여했다.

​PI첨단소재 인수에는 고배를 마셨지만, 일진머터리얼즈 인수 시 배터리 소재 사업 경쟁력을 단숨에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 자금 여력은 어때?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는 튼튼하다.

올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동종업계 대비 가장 낮은 48%를 기록했다. 유동비율 역시 205.95%로 200%를 초과해 유동성이 매우 뛰어남을 알 수 있다.

롯데케미칼의 현금성 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4조4241억원을 기록했다. 총차입금이 4조3701억원 수준이지만, 현금성자산이 차입금보다 많아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라고 볼 수 있다. ​

다만, 롯데케미칼의 사업다각화로 향후 대규모 투자가 진행 될 시 재무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롯데케미칼의 차입금 규모는 전 분기 3조6658억원에서 7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 역시 전 분기 48%에서 올해 1분기 55.6%로 증가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회장, 김교현 부회장, 이영준 부사장, 황진구 부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955년생으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신 회장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일본 노무라증권을 거쳐 일본 롯데상사에 이사로 입사했다.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부임하면서 한국 롯데그룹에 입성한다.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과 부회장을 거쳐 회장에 올랐다.

신 회장은 석유화학과 렌터카사업을 비롯해 최근 10년 동안 35개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하며 롯데그룹을 재계 순위 5위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중앙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생산지원팀과 신규사업팀을 두루 거쳤다. 말레이시아 소재 자회사 LC타이탄 인수와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회장과 김 부회장은 롯데케미칼에서 지난해 각각 59억5000만원, 12억3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 선수 한 마디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영업이익 56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 하락한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신사업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동반될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유지되는 수요 우려 및 스프레드 위축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주가는 PBR 0.4배(역사적 저점)까지 하락하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여전하다"면서도 "지속되는 고유가 부담과 중국 중심의 공급 증가는 우려 요인이다. 추가적인 주가 및 스프레드 하락은 제한적이겠으나 본격 업황 반등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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