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롯데케미칼·LG화학, 이사회 독립성 갈길 멀었다

지배구조 관련 핵심지표 15가지 항목 검토해 보니
LG화학 13가지, 롯데케미칼 9가지만 현재 충족
양사 이사회 관련 준수율 낮아...LG화학은 뒷걸음질

박소연 승인 2022.06.14 18:32 | 최종 수정 2022.06.15 08:36 의견 0

국내 석유화학 빅2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가운데 핵심지표 준수율에서 LG화학이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LG화학은 종래 독립적이던 이사회 의장직을 대표이사가 맡으면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14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지배구조 관련 핵심지표 15가지 항목 중 13가지를, 롯데케미칼은 9가지를 충족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지표 15개를 정해 권고하고 있다. 핵심지표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3가지 항목으로 나눠진다. ​

감사기구와 관련된 사안의 세부 항목은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 존재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다.

LG화학은 감사기구와 관련된 사안에서 핵심 지표를 모두 준수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내부감사부서 설치'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감사위원회 지원조직이 존재하나,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감사위원회 전속 조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사회와 관련된 사안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주주권익 침해 책임 있는 자의 임원 선임 방지 정책 수립 여부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등 6개 세부 항목으로 이뤄진다.

LG화학은 이사회와 관련된 사안 중 2개 지표를 지키지 못했으며, 롯데케미칼은 4개 항목을 준수하지 못했다.

양사 모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했다.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이, 롯데케미칼은 김교현 사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는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사안이다. LG화학은 2020년 말 기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었으나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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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집중투표제 역시 채택하지 않았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소수주주의 의견을 대변하는 이를 선임할 수 있도록 제도다. 경영권 방어가 어렵다는 측면에서 기업들은 집중투표제 채택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집중투표제 또한 경영에 대한 감시 강화와 주주권익을 위한 주주의 요청이 있는 때에 도입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LG화학은 '현재로서는 집중투표제 도입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롯데케미칼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및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을 준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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