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차증권)
증권 회사들이 올해 첫 분기부터 호실적을 알리고 있다. 대부분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는 올해 금리 인하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부담 완화로 증권회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 본다.
키움증권은 30일 연결기준 매출액 3조66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38.4% 증가하며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다만, 판매비와 관리비가 전년동기대비 22.3%까지 늘어나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쪼그라들었다.
이 회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255억원, 2356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3.2%, 3.7% 감소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1분기 372억원에서 올해 1분기 67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국내증시 시장거래대금 호조로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 역시 전분기 대비 12.3%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소폭 감소한 이유는 판관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판관비는 지난해 1분기 1303억원에서 올해 1분기 1594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도 올 1분기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이 회사의 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5150억원, 2690억원, 1870억원이다. 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 0.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별도기준 1870억원, 연결지배주주기준 2080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8.7%, 7.6% 줄었지만, 연결지배주주기준 당기순이익이 컨센서스인 1954억원을 상회하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이 1분기 무난한 스타트를 했다”며 “지난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컨센서스와 현대차증권의 추정치를 각각 6.6%, 7.8% 상회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연간 연결 지배주주순이익을 전년대비 12.8% 증가한 7748억원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0.9% 상향한다”며 “올해 NH투자증권의 강점이 기업금융(IB) 부문을 중심으로 이익이 성장하고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이 선방하며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운용손익은 우호적인 시장환경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운용기조로 경쟁사 대비 다소 아쉬울 전망”이라며 “(그럼에도) 올해 두 자릿수의 이익 성장률과 50% 대의 총주주환원율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은 올 1분기 전년동기대비 2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회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2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2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6.2%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과 연결지배주주기준 당기순이익도 1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9.3% 늘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지난 1월 발표한 밸류업 공시 중 중장기 사업계획에서 언급한 핵심 부문인 세일즈앤트레이딩(S&T), 리테일 부분에서 고르게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S&T 부문은 자기자본을 활용한 수익 창출 극대화로 전년 동기(457억 원) 대비 51% 증가한 690억 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리테일 부문 또한 금융상품 판매 증가 및 VIP 고객관리 강화 등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며 “특히 금융상품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순영업수익을 기록하면서 리테일 부문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에는 MTS 개선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해외주식 활성화 이벤트 등을 통해 해외주식 수수료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은 증권사들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지난 1분기 잠정 실적은 내달 8일 발표된다. 대신증권의 실적발표도 내달 7~9일 사이에 예정돼 있다.
대신증권은 전년동기대비 2배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지배주주순이익 컨센서스는 11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1.2% 증가할 전망이다. 그 외 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1730억원, 465억원, 400억원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사사옥 매각이익 영업외 2000억원이 추가되면서 큰 폭의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며 “1분기는 부동산매각이익을 제외하여도 F&I 및 자산신탁 등 자회사 이익 회복도 추가되면서 400억원을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상적 이익 회복과 2020년 이후 최소 1200원의 주당배당금을 지급해 최근 5년간 평균 배당수익률 8.4%를 실현한 점을 감안하면 배당주로서도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대를 돌파하며 높은 기저가 있음에도, 올해 역시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5888억원, 3133억원, 2414억원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1.8%, 5.5%, 4.6% 감소할 전망이다.
장염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올해 지배주주순이익은 9047억원으로 전년대비 0.6% 증가할 전망이다. 전 부문에서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된다”며 “(증가율은) 전년도 기저가 높은 영향으로 다소 평이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2403억원”이라며 “부문별로는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매매평가이익이 증가하며 운용손익이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하며 실적 견인이 예상된다. IB부문도 서울보증보험 기업공개(IPO) 등을 주관하며 양호하다. 브로커리지는 국내주식 거래대금이 전년동기대비 17.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해외 수수료수익이 증가하며 소폭 하락에 그칠 전망”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컨센서스에 부합한 실적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7203억원, 3095억원, 2357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6.3%, 14.4%, 38.2% 증가할 전망이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감소에도 14bp로 추정되는 여전히 높은 평균 수수료율로 상대적으로 방어했을 것”이라며 “국내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17.6%로 추정되는 높은 넥스트레벨 점유율도 수익에 긍정적인 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IB수익은 LG씨엘에스, 서울보증보험 등 주요 IPO딜 실적이 존재하지만, 평균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전분기에 이어 보수적인 PF딜 접근 기조일 것으로 예상돼 전분기대비 9.0%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비수수료부문은 신용공여 잔고 증가영향으로 순이자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4%가량 증가하고, 높은 채권 잔고 기반으로 유가증권 평가이익 역시 양호할 것”이라며 “그 외 프리 IPO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평가손해는 여전히 존재하겟지만, 규모는 축소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금융지주도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이 예상된다.
이 회사의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4042억원, 당기순이익 3416억원, 연결지배주주기준 3387억원이다. 영업익은 전년동기대비 5.95% 증가한 수치이며, 당기순이익과 연결지배주주기준 순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5.95%, 0.38% 감소할 전망이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지배주주순잉익은 34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 증가하며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다. 전 부문이 양호한 가운데 채권매매평가이익이 주로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금리인하 기조가 계속됨에 따라, 증권 회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 증권업종의 업황 개선이 전망된다”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부담이 전년대비 완화되는 가운데,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 IB수수료수익, 운용손익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권업종 최선호주로 종합투자계좌(IMA) 신규 사업 진출 가능성이 높은 한국금융지주를, 차선호주로는 올해 두 자릿수 대 이익 성장이 예상되며 업종 내 가장 높은 주주환원율을 시현하는 NH증권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