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HD현대가 건설기계와 조선을 양대축으로 기술 혁신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속도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건설기계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세계 3대 건설기계 전시회 ‘바우마 2025’에 참가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이번 행사에서 20여 종의 최신 장비를 선보였으며, 수소 기반 굴착기로 ‘바우마 2025 혁신상’ 기후보호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무인 자율화 솔루션 ‘콘셉트 엑스2’의 상용화 버전 ‘리얼 엑스(REAL X)’를 처음 공개했고, 무인 굴착기와 굴절식 덤프트럭(ADT)이 협업하는 모습도 시연해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조선 부문에서도 글로벌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HD현대는 같은 날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헌팅턴 잉걸스는 미시시피주에 위치한 잉걸스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 해군이 발주한 이지스 구축함의 약 3분의 2를 비롯해 대형 상륙함, 경비함 등을 전량 건조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디지털 조선소 구축, 생산공정 자동화, 인공지능(AI) 도입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HD현대의 미국 시장 진출과 한미 안보 협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한국과의 조선 협력을 강조해 온 가운데 최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통화에서도 관련 내용을 직접 언급하면서 국내 조선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자료 : 증권거래소

HD현대는 HD현대그룹의 지주회사다. 자회사로부터 배당 수익, 상표권 사용료, 임대료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조선·에너지·기계·로봇 등 다양한 산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각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 아래 다양한 계열사들이 전문성과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구조다.

특히 조선해양 부문은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HD현대중공업, 중형 선박에 강점을 지닌 HD현대미포조선, 세계 4위의 건조 능력을 갖춘 HD현대삼호중공업을 통해 글로벌 선박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 엔진, 폐열회수장치 등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선박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부문은 HD현대오일뱅크가 주축이다. 정유, 석유화학, 석유저장터미널, 주유소 사업을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으며 고효율 태양광 모듈과 인티그릭(INTEGRICT)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종합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계·로봇 부문에서는 건설기계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을 중심으로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굴삭기, 휠로더 등 중장비를 제조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수출 비중이 90%에 달하며 HD현대인프라코어도 140개국에 수출하는 등 강한 글로벌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HD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며 2024년 기준 누적 8만6000대의 로봇을 공급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정기선 수석부회장 [사진=HD현대]

HD현대는 정기선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정 부회장은 1982년생으로, 정몽준 현대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미국 유학을 떠나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에서 근무했으며, 2013년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해 경영기획팀 부장, 기획실 부실장 등을 거쳤다.

이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부회장을 역임했고, 2021년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23년 부회장을 거쳐 2024년에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HD현대의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2019년 연간 60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을 사장 취임 이후 2024년 기준 3조원대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신재생에너지, 로봇 사업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HD현대는 지주회사인 동시에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라는 중간 지주사를 둔 다층적 지배구조(옥상옥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지주회사가 또 다른 지주사를 지배함으로써 의사결정 권한은 행사하면서도, 재무적 책임과 사업 리스크는 자회사로 전가할 수 있어 지배구조의 비효율성과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계열사 간의 실적 및 지배구조가 얽혀 있어 기업가치 평가가 어렵고 이는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HD현대를 중심으로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로보틱스 등 계열사들이 잇달아 상장되며 중복상장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HD현대삼호,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로보틱스 등 우량 자회사의 추가 상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 선수 한 마디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조선, 정유화학, 건설장비 등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업황 변동성을 상호 보완하며 연결 실적의 하방을 방어하고 있다”며 “주요 자회사들의 구조적인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HD현대의 연결 순차입금은 2024년을 기점으로 점진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의 배당 재원은 대부분 계열사 배당금에서 나오는 구조인데,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HD현대오일뱅크의 배당금이 감소함에 따라 2025년 HD현대의 배당 여력은 소폭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