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車보험료 인하vs곤란…정부와 보험사 줄다리기
금융당국, 인하 요구
보험사 “적자 누적으로 내후년 큰 폭 인상 우려”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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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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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자동차보험료를 두고 금융당국과 보험사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금융당국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며 상생을 강조하지만, 보험사들은 이미 수차례 인하해 손해율이 높아져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는 금융당국과 내년 자동차보험료 조정 계획을 협의 중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사실 보험료는 각 보험사에서 정하는 게 맞다. 하지만 자동차보험료가 물가지수에 포함되다 보니 금융당국에서도 신경을 쓴다. 이걸 좋게 말하면 논의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이 한 대형보험사에 경제 지표가 너무 안 좋으니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며 “내년에 또 인하를 해 손해가 커지면, 내후년에는 일반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이 불가피하다. 현재 손해율이 너무 높고 내년도 정비수가 인상도 예정돼 있다. 보험료까지 내리면 보험사의 손해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대형손보사 4곳(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4%다. 전년동기대비 6.1%포인트 증가했다. 폭설로 사고가 늘었기 때문이다.
대형손보사 4곳의 올해 1월~11월 누계 손해율은 82.5%로 전년동기대비 3.2%포인트 늘었다.
대형손보사의 손해율은 대부분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태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 손익분기점은 평균 80%, 대형사 82%로 알려져 있다.
11월까지 누계 손해율은 삼성화재 82.2%, 현대해상 83.5%, KB손해보험 82.9%로 모두 82%를 넘었으며, DB손해보험은 81.2% 수준이다.
보험업계는 이미 수차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 손해율이 높아졌으며, 내년에 자동차보험 정비수가 인상까지 예정돼 있어 자동차보험 적자가 확실시됐다는 입장이다.
앞서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지난 2022년 4월 1.2∼1.4%, 2023년 2월 2.0∼2.5%, 올해 2월 2.1∼3.0%가량 인하했다.
내년 1월부터는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도 2.7% 인상될 예정이다.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는 보험 가입 차량이 사고를 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로, 비용에 즉각 영향을 준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올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내년 1월 중순에서 말께 나온다. 그때쯤 각 보험사 별로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되지 않으면 (자동차보험) 적자가 확정된다고 봐도 된다. 지난 2월에 보험료를 인하해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보험료 인하 효과가 거의 100% 반영됐다”며 “적자가 누적되면 자동차보험료가 2~3%씩 여러 번에 걸쳐 인상되는 게 아닌, 7~8%까지 갑자기 한 번에 인상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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