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까지 동원했지만...현대차증권, 주가 곤두박질 못 막았다

시총 규모만큼 유증...하루 만에 4년 전 수준으로 주가 회귀

김선엽 승인 2024.11.27 16:12 | 최종 수정 2024.11.27 16:14 의견 0

현대차증권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주가가 27일 폭락했다. 유상증자 규모가 시가총액과 유사한 규모이다 보니 주주가치의 심각한 훼손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현대차 증권은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주 3,012만 482주가 발행된다. 주요 주주인 현대차는 배정받은 물량의 100%를 청약하며 375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조달 자금 중 1000억 원은 차세대 원장시스템 도입에, 나머지는 상환전환우선주 및 단기차입금 상환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자본적정성과 재무안정성 지표를 개선하고, 최근 부동산 금융시장 악화로 인한 충당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를 통해 현대차증권이 위험 인수 능력을 강화하고, 새 영업 활동을 통해 수익 기반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유상증자가 자본적정성을 높이지만, 신용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향후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시장 지위 개선 여부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현대차증권 주가는 이날만 13% 이상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7650원으로 2020년 4월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가 주주가치를 희석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증권은 제3자 배정 방식이 아닌 주주배정 방식을 선택한 이유로 발행 한도 부족과 그룹 과잉 지배력 우려를 들며,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영구 자본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번 증자로 자기자본을 1조4931억 원으로 확대하며 대형 증권사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내달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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