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모열기 뚝…바이오만 웃었다

티디에스팜, 공모가 대비 53%↑
금리 인하에 고PER주 수혜
국산 블록버스터 기대감에 생물보완법까지

김나경 승인 2024.10.08 10:16 | 최종 수정 2024.10.10 17:55 의견 0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이엔셀과 넥스트바이오메디컬, 티디에스팜 주가가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금리 인하,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 대형 제약사의 신약 소식 등으로 해당 업종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티디에스팜 주식은 공모가보다(1만3000원) 53.23% 오른 1만9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이엔셀 주가 역시 각각 공모가 대비 48.97%, 39.54% 높은 4만3200원, 2만1350원에 거래됐다.

지난 8월 유한양행이 국산 항암 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승인을 획득한 데 따라 국내 제약사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지난달 미국이 4년 만에 첫 금리인하에 돌입하며 고(高) PER(주가수익비율)주로서 수혜도 받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기존 연 5.25~5.5%에서 연 4.75~5.0%로 0.5%p 인하한다고 발표하자, 성장주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고 영업이익률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뒤따랐다.

게다가 같은 달 미국 하원이 중국 바이오 기업을 제재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통과시키자,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반면, 비슷한 시기 상장한 다른 업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아이스크림미디어와 케이쓰리아이 주가는 최근 공모가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폭락했다.

디지털교육 플랫폼 업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7일 공모가(3만2000원)에서 49.28% 하락한 1만 62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회사는 증시 입성 당시부터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 시장 경쟁 심화로 매출이 감소세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코스닥 기업공개(IPO) 업체 가운데 최대 수준인 약 4180억원을 공모 규모를 선택해 고평가 논란을 일었다.

같은 기간 영상 XR 서비스 개발 업체 케이쓰리아이 주가 역시 6900원으로 공모가(1만5500)원 대비 55.48% 쪼그라들었다.

보수적으로 공모가를 정한 기업도 주가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상장 삼수생인 모바일 비즈니스 플랫폼 기업 유라클은 최근 3년간 연간 400억원대의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했음에도, 시가총액을 910억원 대로 책정했다. 이에 따른 공모가는 2만1000원 수준이다. 안정적인 상장과 상장 후 주가 상승 여력을 노렸다.

하지만 공모 첫날부터 기존 장외거래 소액주주(지분 32.26%)들의 매도세가 잇따랐으며, 주가는 공모가대비 24.43%까지 하락한 상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팀장은 “현재 한국 유동성 환경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새롭게 베팅하려는 수요가 줄었다”며 “그래서 일반적으로 신규 상장을 하게 되면 수요 예측 후 공모주를 청약할 때 넣었다가 당일 날 차익을 실현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바이오는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고PER주다. 금리가 낮아질 때는 고PER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최근 유한양행 등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이슈와 생물보안법으로 한국의 바이오가 선택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있다. (바이오주 주가가) 다른 업종보다 강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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