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세계7위' 메가캐리어의 탄생 '대한항공'

미국 DOJ 및 EU 최종승인 남아...연내 합병 예상
여객 국제선 수익 95%...UAM 등 신사업 추진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및 슬롯 반납...반쪽 합병 비판도
"합병 이후 장기적으로 시너지 기대"

박소연 승인 2024.10.03 09:00 | 최종 수정 2024.10.04 10:35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이 연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합병 절차가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세계 7위권 메가 캐리어로 발돋움하게 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DOJ)는 오는 10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처럼 경쟁 당국에 별도 심사를 받는 것이 아니라 DOJ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 DOJ에서 양사 합병에 대해 소송을 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되며, 기업결합이 승인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으로부터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대한항공이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4개 노선을 양도하고, 아시아나 화물 사업을 매각하는 것을 조건으로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양도받는 노선을 순차적으로 운항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은 에어인천이 인수를 결정했다. 각 작업이 마무리되면 EU는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이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다가 2년 후 합칠 계획이다.

양사의 합병이 순탄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10월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지고, 환율과 유가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

대한항공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237억원, 영업이익 41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11.7% 내렸다. 유류비 상승과 고환율 영향으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가오는 3분기는 추석 연휴 및 10월 징검다리 연휴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30일 기준 1311원까지 환율이 떨어지고, 유가도 7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재정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대한항공은 여객사업, 화물사업, 항공우주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여객사업은 올해 상반기 기준 총 136대의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10개 도시와 해외 32개국 89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같은 기간 여객 노선 수익 4조7867억원 중 국제선 수익은 4조5518억원으로 95.1%, 국내선 수익은 2349억원으로 4.9%를 비중을 차지했다.

화물사업은 화물기 및 여객기 하단 화물칸(Belly) 공간에 화물을 탑재·수송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말한다.

대한항공은 해외 26개국 45개 도시에 화물기 23대를 운항하고 있다.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부품 등의 산업 기반 수요, IT·전자제품, 전자상거래, 의류 등의 소비재 수요, 신선화물, 의약품, 생동물 등의 특수화물까지 다양한 품목의 항공화물을 수송 중이다.

항공우주사업은 군용기MRO, 항공기체와 무인기 개발 및 제조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군용기 MRO는 지난 40여 년간 국군과 주한미군의 항공기 창정비 및 개조를 수행 중이다.

항공기체 부문은 보잉, 에어버스 항공기의 주요 날개와 동체 구조물 등을 설계·제작·납품하고 있다.

신사업 부문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운항관리 시스템과 우주 발사체 및 위성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조원태 대표이사 회장이 이끌고 있다.

조 회장은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1976년생으로 인하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얻었다.

2003년 8월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듬해 10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차장)으로 이동했다.

2006년 1월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팀장(부장)을 거쳐 2007년 1월 대한항공 상무보로 승진하며 입사 4년 만에 임원을 달았다.

이후 대한항공에서 전무, 경영전략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1월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7년 1월 대한항공 사장으로 승진했다. 입사 16년 만이자 사장 승진 2년 만에 한진그룹 회장(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5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올 10월까지는 미국 경쟁 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사 기업결합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에게 더 많은 편익을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를 떼어내고, 대한항공의 유럽 인기 노선을 반납하면서 반쪽 합병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여객사업은 양사가 각자 취항할 때보다 편수와 슬롯이 모두 축소됐다. 양사 중복 노선은 총 87개로 국제선 65개, 국내선 22개다.

슬롯 반납은 더 많은 항로에서 진행됐다. 영국 경쟁 당국에서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인천~런던 1개 노선에 대한 슬롯 7개를 영국 버진애틀랜틱에 이전했다.

중국 경쟁 당국과는 총 9개 노선에 대해 취항 희망 항공사에 슬롯을 이전했다. 일본은 서울~오사카, 삿포로, 나고야, 후쿠오카 및 부산~오사카, 삿포로, 후쿠오카 슬롯 일부를 양도했다.

올해 주주환원 여력에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4년 실적만 감안하면 배당금을 상향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주주환원 확대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선수 한 마디

안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유럽·미국 노선 이관과 합병 비용 등으로 단기 부침이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유일의 대형항공사(FSC)로서의 원거리 노선 지배력이 강화되고 네트워크 효율화 등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다만 양사 시너지 효과의 본격화는 합병 이후 시점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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