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회사 주식을 사야 하나요?" DB금융투자 직원들 떨고 있다
밸류업 추진 위해 연말까지 39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우리사주조합 통해 반강제로 종업원에 주식 매각 검토
"왜 밸류업을 직원 돈으로 하느냐" 볼멘소리 터져나와
김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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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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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금융투자가 밸류업 차원의 일환으로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직원들이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밸류 측면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회사 주식을 임직원이 강제로 떠 안아야 할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왜 CEO 연임을 위한 밸류업을 직원의 재산으로 하느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연말까지 65만주(3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 일부를 우리사주조합 프로그램을 통해 매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우리사주제도'는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직원이 자기회사의 주식을 취득·보유하게 하는 제도로서 회사의 경영 및 이익분배에 참여시킴으로써 종업원의 재산 형성을 촉진시키고 종업원의 사기를 고취시키기 위한 제도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제도지만 회사 차원에서 반강제로 자사주 취득을 종용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특히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에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직원들이 대출을 받아가며 자사주를 울며 겨자먹기로 떠안는다.
하지만 결과가 늘 좋은 것은 아니다. DB금융투자는 동부증권 시절인 2007년 자본시장통합법에 대응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이 때도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439만주를 사들였다.
당시 30%의 할인율을 적용받아 주당 8190원에 샀지만 이후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번 DB금융투자의 경우 특별히 회사가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회사 차원에서 밸류업을 강하게 추진하다보니 쥐어짠 자구책이다.
DB금융투자 한 직원은 "곽봉석 대표가 밸류업에 매우 꽂혀서 직원들에게 주식 매입을 요구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올랐고 회사 주가도 너무 비싸보이는데 또 얼마나 사야 될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취득한 자사주는 취득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조합이 일괄해 한국증권금융에 예탁해야 하며 최소 1년간 매매도 금지된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자사주 매입은 여러가지 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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