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제대로 받겠다는 SK...스페셜티, 5兆 가능할까

13일 예비입찰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논바인딩오퍼 날과 겹쳐
예상 매각가, 멀티플 17~20배 수준

김나경 승인 2024.09.06 09:48 | 최종 수정 2024.09.06 09:53 의견 0
(사진=SK스페셜티)

12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짊어진 SK㈜가 SK스페셜티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았다. 8800억원대의 부채를 포함해 매각가는 최대 4조~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알짜회사인 만큼 쫓기듯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SK스페셜티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오는 13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따로 자문사를 두지 않고 법무법인 광장의 도움을 받으며 직접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브룩필드자산운용,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MBK파트너스 등이 거론된다.

SK그룹은 SK스페셜티가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만큼 제값을 충분히 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매각이 공식화되기 전부터 물밑 논의를 이어온 유력 후보로 꼽혔었지만, SK는 이내 원매자들에게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한앤코에 바로 매각하지 않은 것은 가격 협상에 불협화음이 있어서지 않겠냐”고 말했다.

업계는 SK스페셜티 지분 100%의 매각가를 4조원 내외로 추정한다. 지난해 연결기준 상각전영업이익 (EBITDA·에비타) 약 2400억원에 멀티플 17~20배를 적용한 수치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생산한다. 반도체 웨이퍼 내 이물질을 제거하는 삼불화질소(NF3)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주고객사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창출능력도 안정적이다. 연간 에비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이다.

예비입찰일을 두고도 여러 추측이 오간다.

오는 13일은 동종업계 회사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구속력 없는 가격 제안(논바인딩오퍼)을 받기로 한 날이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최대 5조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SK스페셜티 원매자로 알려진 브룩필드와 KKR 역시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페셜티의 매각이 성사될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SK는 올해 초에도 SK스페셜티를 매각 대상으로 올려뒀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SK스페셜티가 매각되더라도 SK그룹의 반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전망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여러 관계사를 가지고 있다. 이 중 하나의 관계사에 문제가 생긴다고 사업에 영향을 받는 구조는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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