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주가로 말한다] ‘클라우드 고성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금융권 망분리 규제 본격 완화
클라우드·생성형 AI 수요 증가 전망
보유현금 5.4兆…주주환원 기대

김나경 승인 2024.08.23 08:00 의견 0
삼성SDS 주가는 황성우 대표가 취임한 지난 2021년 3월 17만9000원에서 지난 21일 14만6300원으로 22.59% 하락했다. 지난 2014년 11월 14일 상장일 종가와 비교하면 55.33% 하락한 가격이다. 반면, 포스코DX의 지난 종가는 2014년 11월 14일 대비 370.33% 상승했다. 포스코DX는 올해 1월 2일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삼성SDS 주가가 이달 들어 상승전환했다. 금융권 망분리 규제 완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이 회사의 클라우드 사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풍부한 재원을 바탕으로 한 기업가치제고 방안 발표도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금융권 망분리 규제 완화에 나섰다.

금융위는 지난 10년간 금융권에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는 보안정책을 강제해 왔다. 이에 따라 은행 창구 직원의 컴퓨터로는 외부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했던 등 내부망 컴퓨터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이용하기 힘들었다.

규제가 완화되면 금융권의 클라우드·생성형 AI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최근 KB금융, 우리금융, 공항공사, 웅진 등과 기업 AI 전환을 위한 생성형 AI플랫폼(Fabrix) 구축과 관련된 수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삼성SDS는 이미 지난 2022년 4분기 클라우드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 성공을 숫자로 증명했다.

지난 2022년 4분기 삼성SDS 클라우드 매출(약 3418억원)이 근간 사업인 SI 매출(약 3140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에 더해 지난해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대비 62% 급증했다.

덕분에 황성우 대표 취임 후 줄곧 내리막이었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에 들어섰다. 삼성SDS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40%가 넘는 주가상승을 이뤘다.

밸류업 추진도 기대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많은 투자자가 삼성SDS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연결 5조4000억원)의 활용방안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삼성SDS 역시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성장을 위한 재원 사용뿐만이 아니라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향후 삼성SDS가 발표할 기업가치제고방안을 기대할 필요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S는 10년 전 공모가인 19만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4년 11월에 상장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지분(9.20%)이 높은 종목으로 주목받아 같은 달 최고 42만9500원까지 올랐으나, 주가는 1년여 만에 공모가 아래로 하락했다.

황성우 사장은 지난 2021년 3월 삼성SDS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1962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일본 NEC 기초연구소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2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2020년까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일한 후, 2021년 삼성SDS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황성우 대표는 2022년부터 클라우드 사업 비중 확대를 위한 체질개선에 나섰다. 2022년 설비투자 금액 6710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데이터 센터 구축 등 클라우드 사업에 투자했으며, 지난해에도 5000억원을 웃도는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2023년 3분기 전년동기대비 57%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해 분기 최고 매출인 4707억원을 달성했다.

또한 물류 분야에서는 지난해 6월 AI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인 엠로(EMRO)를 인수해 공급망의 계획-구매-실행을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공급망(SCM) 플랫폼을 구축했다.

삼성SDS 공급망 플랫폼은 공급망 계획 솔루션 넥스프라임(Nexprime SCM), 공급망 구매 관리 솔루션 엠로, 공급망 물류 실행 솔루션 첼로(Cello)로 구성돼 있다.

황 대표는 지난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4 키노트 연설에서 “삼성SDS는 대화 방식으로 기업 업무시스템과 솔루션을 자동화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그 결실로 생성형 AI 서비스인 FabriX(패브릭스)와 Brity Copilot(브리티 코파일럿)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모든 컴퓨팅 기술은 언어 인터페이스를 가진 애플리케이션과 솔루션을 쉽게 업로드하고 실행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GPU 중심 컴퓨팅 시대(GPU-Centric Computing)가 올 것”이라며 “삼성SDS가 이러한 변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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