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포비아 불붙는데...국내 배터리 3사 소액주주 늘었다

LG엔솔·삼성SDI·SK이노 소액주주 10만명, 12만명, 8만명 증가
청라 전기차 화재 발생 이후에도 개인 매수세 이어가
"전기차·친환경차 전환 필수..이차전지 믿음 굳건"

박소연 승인 2024.08.22 17:55 | 최종 수정 2024.08.23 09:27 의견 0

국내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에도 국내 배터리 3사의 소액주주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기차 화재라는 이중고가 겹치면서 여전히 소액주주들이 배터리 3사를 선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3사의 올해 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작년 동기 대비 소액주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의 소액주주는 올해 2분기 기준 88만7831명을 기록했다. 이들이 소유한 주식 수는 총 2928만2263주로, 총 주식수의 12.51%였다.

지난해 반기 기준 소액주주 수는 78만5526명이었다. 10만명 가량 소액주주가 증가한 셈이다. 반면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수는 26만8282주(12.4%)로 0.1% 가량 줄어들었다.

삼성SDI는 같은 기간 36만780명의 소액주주가 4530만6444주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주식 총수 중 65.89%를 차지했다.

지난해 반기 24만5184명에서 12만명 가량 소액주주가 늘었다.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총주식 수는 지난해 4366만7326주(63.50%)에서 올해 반기 2.39%가량 증가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소액주주는 43만6714명이었다. 총 5063만6316주(53.49%)를 보유했다.

소액주주는 지난해 반기 35만8890명보다 올해 8만명 가량 증가했다. 총 보유주식 수는 9246만5564주(49.75%)에서 올해 3.74%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빠지면서 심각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는 오히려 늘어났다.

캐즘 여파로 올 2분기 배터리 3사는 모두 어닝 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주가 또한 올 초 대비 모두 하락했다. 22일 주가를 올 초(1/2) 주가와 비교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24.25%, LG에너지솔루션은 15.48%, 삼성SDI는 28.16% 주가가 하락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공포)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여전히 소액주주가 증가세를 이어갈지는 의문이다.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800여 대의 주변 차량까지 피해를 입었다. 17일(현지 시각)에는 포르투갈 리스본 움베르투 델가도 국제공항 인근 렌터카 주차장에 주차된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200여대 차량이 전소되기도 했다.

최근 전기차 중고값이 급락하고 신차 구매도 줄어들면서 전기차 포비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청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이후 지난 2일~21일까지 개인은 SK이노베이션 102억원, 삼성SDI 533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순매수가 마이너스(-)1262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캐즘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때 전기차·친환경차 전환은 필수적이다"며 "특히 지금 주가가 좋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저점매수·중장기적인 전망을 보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철저하게 실적 변화에 따른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고, 기관들은 투자 비중이 낮아졌던 종목을 다시 매매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 개인들은 하락 구간에서 주식을 지속 매입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이차전지에 대한 믿음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삼성SDI는 다른 종목 대비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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