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케이캡 활약에 날았다...영업익 급증한 'HK이노엔'

2분기 영업익 58.9%↑..케이캡 실적 견인
비만 치료제 시장 진출...건선 치료제 등 개발 중
P-CAP 후발주자 진입 중
"미국 진출 시장 확대 기대"

박소연 승인 2024.08.05 16:59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의료공백 여파에도 HK이노엔의 2분기 실적이 선방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K이노엔은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2913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7.3%, 58.9% 증가했다.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2분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2018년 7월 한국 30호 신약으로 승인받은 약이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의 의약품으로, 기존 프로톤펌프 억제제(PPI) 약보다 약효가 빠르고 식사 시간과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어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HK이노엔은 케이캡 출시 이후 5년간 종근당과 공동 판매하다가 올해부터 보령과 코프로모션을 맺고 공동 판매 중이다.

보령과의 코프로모션 계약이 수수료가 낮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져 HK이노엔의 수익성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정 갈등 여파로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 전망됐던 수액제 부문도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수액제 부문 매출은 29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이나 병원 등의 영양수액제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한 9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HK이노엔은 "의료계 파업에도 불구하고 중형급·소형급 병원으로의 환자 이동 현상을 예상하고 미리 대응했으며 현재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기초 수액은 매출 규모가 유지되고 영양수액은 신공장 가동 3년차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의 시가총액은 1조539억원을 기록으로 코스닥 51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HK이노엔은 전문의약품 사업과 H&B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은 90%이며, H&B부문은 10%이다.

HK이노엔㈜은 CJ제일제당에서 물적분할해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2018년 4월 한국콜마㈜에 인수됐다.

전문의약품부문은 국내 30호 신약 케이캡을 필두로 로바젯, 아킨지오 등이 있다.

H&B사업부는 1988년 홍삼원 판매로 음료 사업을 시작해 컨디션(1992년), 헛개수(2010년), 티로그(2023년) 등을 출시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H&B 사업 부분을 확대하기 위해 코스메틱 시장에 신규 진출했으며 탈모·두피케어 시장에도 진출했다.

회사는 포스트 케이캡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염증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작용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도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HK이노엔은 지난 5월 파트너사인 중국 바이오기업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GLP-1 유사체 '에크노글루타이드'를 도입하며 비만치료 시장에 진출했다.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건선 치료제, 만병 변비 치료제 등이 있다. 경구용 건선 치료 신약으로 개발 중인 ‘22ND01’은 알로스테릭 TYK2 저해제로 내년 임상 1상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담즙산 수용체 저해제 계열 만성 변비 치료제 임상 1상 신청을 완료하기도 했다.

항암제 분야에서는 4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비임상 연구 중으로 곧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HK이노엔은 곽달원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곽 사장은 1960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 마케팅학 석사를 마쳤다.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이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에 배치돼 제약계에서 한 우물을 파왔다.

2014년 CJ제일제당에서 분사해 생긴 CJ헬스케어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2022년 1월 HK이노엔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곽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수액제 신공장 가동률 향상 지속 노력, 숙취해소 브랜드 컨디션 명성을 이을 독보적 음료 브랜드 육성, 경쟁력 높은 파이프라인 확보 등을 통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최근 P-CAP 후발주자들이 진입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케이캡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제일약품의 자큐보 등이 각각 국산 34호, 37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HK이노엔은 "P-CAB 시장은 고용량 중심인데 HK이노엔은 저용량 등으로 제품 다각화되어 있어 보다 용이하게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선수 한 마디

지난 1분기 기준 HK이노엔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37배(동일업종 97.26배) ,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3배를 기록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P-CAB 시장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으며, 전공의 파업에도 HK이노엔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 P-CAB 시장의 본격적 개화에 더불어 유럽 판매 파트너사 계약도 순항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캡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미국 임상 3상 종료를 앞두고 있다. 비미란성 식도염 임상 3상은 올해 하반기, 미란성 식도염 임상 3상은 2025년 상반기 임상 종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에 올해 중 비미란성 식도염 임상 결과 발표 후 FDA 허가신청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케이캡의 매출 성장이 견조한 가운데 경쟁사 파트너십 체결에 따른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내년 케이캡 미국 진출에 따른 신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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