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0.14배' 이마트, 밸류업 수혜 어려운 이유는

주가 하락세...실적 악화·무리한 사업 확장 원인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 감당 못해
차입금 많아서 PBR 낮아...ROE 높일 방법 無

박소연 승인 2024.08.02 09:54 의견 0

이마트의 주가와 실적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14배로 밸류업 수혜주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재무구조가 좋지 않아 밸류업 수혜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날 6만2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6월 기록했던 52주 최저가 5만4800원보다는 올랐지만 2011년 신세계에서 분할 상장된 이후 꾸준히 주가가 하락하는 추세다. 이마트의 주가는 2011년 9월 20일 33만40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마트의 주가 하락은 실적 악화와 무리한 사업 확장이 이유로 꼽힌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9조4772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기준 첫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또한 좋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는 4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 39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실적 악화가 주요인이다. 신세계건설은 공사 원가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실적 부진, 예상되는 미래 손실의 선반영 등으로 18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본업인 점포 경쟁력도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이마트의 별도 기준 총매출액은 16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1880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1%, 27% 감소했다.

2019년 이후 이커머스 중심으로 진행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재무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마트는 △SSG닷컴 1조원 △G마켓 3조6000억원 △더블유컨셉 2616억원 △SCK컴퍼니(스타벅스) 지분 4860억원 △신세계야구단 1350억원 등 총 5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이마트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해 1분기 기준 0.14배로 국내 코스피 상장사 중 최저 수준이다. PBR이 1미만은 기업의 장부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마트는 수십조원의 부동산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이미 부채가 너무 많이 때문에 자산 대비 주가가 저평가라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마트의 이자보상배율은 -0.11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이익이 이자 비용을 몇 배나 커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마트는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자지급 비용으로 3977억원을 지출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은 2022년부터 이어졌다.

올 초 이마트는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주가가 6만7000원대에서 8만8800원대까지 한 차례 급등한 적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는 PBR이 1배를 아래이거나, 대량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어 자사주 소각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 언급된다.

하지만 이마트가 밸류업 수혜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PBR이 낮은 이유는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기 때문이다. ROE를 높이는 것이 밸류업의 핵심인데 이마트처럼 차입금이 많다는 이유로도 ROE가 낮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이마트의 ROE는 -0.79%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기 때문에 이익(분자)를 올려서 ROE를 높이는 방법이 있고, 또는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을 통해 자본(분모)을 줄여서 ROE를 낮추면 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ROE가 높은데 PBR이 낮은 경우는 없다. ROE가 높아지면 주가는 올라간다"며 "ROE가 낮은 경우는 자본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차입금이 많은 경우도 있다. 이마트 같은 경우 이익도 나지 않지만 주주환원 규모도 확장할 수 없기 때문에 ROE가 답보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입금이 많아 PBR이 낮은 기업들은 ROE를 어떻게 올릴 수 있는지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