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잭팟' 두산에너빌리티...주가는 왜?

팀코리아, 체코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확정된 2기 사업비만 약 24조원 예상
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유일 주기기 생산...최대 수혜 평가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 영향으로 주가는 하락

박소연 승인 2024.07.19 14:35 | 최종 수정 2024.07.19 14:36 의견 0

한수원이 이끄는 ‘팀코리아’가 15년 만의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앞두고 있다. 주기기를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수주의 최대 수혜 기업이 될 전망이지만, 두산그룹 사업재편으로 인한 리스크가 주가에 발목을 잡고 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각)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원(이하 한수원)을 선정했다.

이 사업은 두코바니와 테믈린 부지에 대형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전해졌다.

체코 정부는 이번에 두코바니 2기(5·6호기) 원전 건설 계획을 먼저 확정하고 한수원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체코 정부는 향후 테멜린 지역 2기(3·4호기) 원전을 추가 건설할 경우 한수원에 우선 협상권을 주는 옵션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최종 계약 체결이 남아있지만,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사실상 신규 원전 2기를 수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체코 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선 확정된 2기 건설 사업비가 4000억코루나(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카라 원전 이후 15면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앞두게 된 것이다.

한수원이 주도하는 '팀코리아'는 한국수력원자력(주계약),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정비) 등이 참여했다.

이중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전 주기기를 생산하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 펌프를 포함한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를 공급한다.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는 원전에 들어가는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를 제공할 예정이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이 2024년 체코 우선협상사업자로 선정되고 2026년 폴란드 원전 수주 계약에 성공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주기기 관련 수주 금액은 23년 2조8700억원, 25년 5조7400억원, 26년 3조9300억원, 27년 5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고 예상했다.

이번 체코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네덜란드, 폴란드 등지로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대형 호재에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주 소식이 전해진 지난 18일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8% 하락한 2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두산그룹 사업개편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이자 그룹의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두는 사업 개편을 추진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입장에선 두둑한 배당금을 지급해 왔던 알짜 자회사를 잃게 되는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6000억원 초과 청구할 경우 사업구조 개편을 무효시킬 수도 있다. 다만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이기 때문에 20%대 양도세도 있고, 증권사에 가서 직접 거래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일반적으로 주주들이 많이 행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최종 계약 이전에 주기기 제작비나 시공비 규모는 결정된 바 없다"며 "3월 최종 계약 시점까지 체코 발주처와 한수원이 협의해 나가는 과정에서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