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가 엠에스오토텍 헐값에 삼킨다...소액주주 망연자실

비상장 가족회사에 유리한 합병비율 산정
MS오토텍 창업주 지분율 5.33%P↑
MS오토텍, 적자사업 경주공장 물적분할

김나경 승인 2024.07.03 14:07 의견 0
(사진=MS오토텍)

MS그룹 창업주 일가가 MS오토텍 지분율을 늘리고 부실기업을 명신산업에 떠넘기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창업주일가에 유리한 합병비율로 MS오토텍과 심원을 합병하며, 적자사업인 MS경주는 MS오토텍에서 물적분할 돼 명신산업에 인수될 예정이다. 명신산업은 MS그룹의 부실계열사인 명신 아산공장과 명신브라질도 떠안을 위기에 처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MS오토텍 이사회는 지난 5월 27일 경주공장 사업부문(가칭 MS경주) 물적분할 및 심원과의 합병을 결정했다.

MS경주 분할기일은 오는 8월 1일이며 MS오토텍과 심원의 합병신주상장예정일은 8월 30일이다.

MS오토텍은 지주사 역할을 하는 비상장사 심원을 흡수합병한다. MS오토텍과 심원의 합병비율은 1 대 71.25다. MS오토텍이 보유한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한 합병가액은 6314원이지만, 이사회는 이보다 낮은 주가를 기준으로 한 합병가액 4360원을 선택했다.

비상장사인 심원의 합병가액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토대로 산정해 31만669원이 됐다. 이렇게 해 엠에스오토텍과 심원의 합병 비율은 1 대 71.25다.

심원은 이양섭 MS그룹 창업주의 부인 송혜승 씨 외 가족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창업주일가는 심원에 유리한 합병가액으로 MS오토텍의 지분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예정이다.

공시에 따르면 합병 완료 시 MS오토텍의 최대주주는 심원의 최대주주인 송혜승 씨로 변경되며, 송 씨의 예상 지분율은 심원 지분 48.63%→MS오토텍 지분 16.53%다.

같은 비율로 계산했을 때, 창업주 일가의 MS오토텍 지분율은 합병 전 40.26%에서 45.59%로 5.33%P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MS오토텍이 MS경주를 물적분할함에 따라 MS오토텍의 부채비율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MS경주는 분할되며 MS오토텍의 부채총계 3270억원(올 3월 말, 별도 기준) 가운데 1229억원을 가져간다.

여기에 심원의 자본 1191억원과 부채 639억원(지난해 말 기준)이 더한 것으로 단순계산하면 MS오토텍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142%에서 50%로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급감할 예정이다.

MS오토텍 주주로서는 지분율이 희석됐지만, 재무구조 개선과 향후 대주주의 배당이익을 함께 노릴 수 있게 됐다.

MS오토텍 관계자는 “심원의 미수금(51억원, 유동자산의 86%)은 손상처리될 가능성이 없으며, 합병 시 심원의 차입금을 승계한다. 해당 사입금은 심원의 명신산업 주식을 담보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열사인 코스피 상장사 명신산업은 MS그룹의 리스크를 모두 떠안게 될 위험에 처했다.

업계에 따르면 MS오토텍은 MS경주(지분율 100%)와 MS오토텍의 자회사 명신의 아산사업부문(지분율 89.4%), 명신브라질(지분율 99.9%)를 코스피 상장사인 명신산업에 넘길 계획이다.

MS경주(경주공장 사업부문)는 MS오토텍의 매출 전액을 내던 사업부문이다. 별도기준 2021년 영업손실 507억원, 2022년 업업이익 114억원, 지난해 영업손실 135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간 적자가 더 많았다.

MS오토텍은 적자사업인 MS경주를 물적분할하며 이익잉여금 등 자본은 나누지 않았다. 공시에 따르면 분할 후 종속회사인 MS오토텍의 자본총계는 분할 전과 동일한 1390억원이다. MS경주는 MS오토텍의 적자사업과 부채만 떠안고 물적분할된다.

명신은 더욱 심각하다. 2017년 이후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영업손실 폭은 2021년 138억원, 2022년 214억원, 2023년 535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결손금만 827억원에 이른다.

명신은 지난 2019년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하고 전기차 사업에 나서며 정부와 전라북도, 군산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았지만, 지난해 9월에는 투자와 고용을 계획대로 이행하지 못함에 따라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약 87억원을 반납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경영악화로 지난 5월 22일부터 완성차 사업을 중단했으며, 아산 공장을 줄이거나 폐쇄하고 군산공장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명신산업에 MS경주 인수 여부 등에 대해 문의했으나 사측은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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