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선 '매일유업'

1분기 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
포트폴리오 다각화·해외시장 개척 나서
순차입금 -164억원...무차입경영
해외 매출 비중 4.7% 그쳐

박소연 승인 2024.06.04 09:24 | 최종 수정 2024.06.04 14:06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는 매일유업의 수익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443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54.8% 증가했다.

​매일유업은 건강 관심 수요로 발효유와 식물성음료는 늘었으나 외식경기 위축, 발렌타인 수요 감소, 출산율 지속 감소 등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익성 향상을 위한 제품 및 거래처 재편, 비용 효율화 등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고물가와 저출생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매일유업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5년부터 우유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아몬드브리즈, 어메이징 오트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어메이징오트의 누적 판매량은 3700만팩에 이르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다.

​해외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8년 첫 해외 거점으로 중국법인을 설립했다.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는 지난해 263억729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수치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현지 스타벅스 매장 6000여 곳에 ‘아몬드 브리즈’와 ‘어메이징 오트’를 납품하고 있다. 영유아용 조제분유 현지 판매 방식을 직판에서 총판 체제로 전환해 중국 시장에 대응한 점도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0년에는 매일호주유한회사를 설립했다. 2021년 1월에는 코리오베이데어리그룹 소유의 호주 우유 분말 생산공장을 약 115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

매일유업은 3일 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373억원으로 코스닥 249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매일유업은 낙농품 및 음료 제조판매수출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회사의 영업부문은 생산하는 제품의 형태에 따라 유가공 부문, 기타 부문으로 나뉜다. 올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유가공 부문이 38.4%, 기타 부문이 61.6%를 기록했다. ​

매일유업은 백색우유 시장 내 상위 3개 업체 중 하나다. 백색우유 시장은 판매액이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프리미엄(유기농, 락토프리)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있다.

​백색우유 시장 내 매일유업의 유기농 제품은 시장점유율 76%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상하목장 브랜드를 활용해 멸균가공유, 요거트, 아이스크림 믹스, 주스, 하드 아이스크림 등을 출시해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

발효유 사업은 '매일바이오'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특히 호상 무가당 플레인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분유 사업은 최근 10년간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다. 매일유업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선천성대사이상질환자용 조제식품을 1999년 이래 지속 공급해 오고 있으며, 2023년 12월말 기준 국내업계 중 최다인 17품목의 특수분유를 운영하고 있다. ​​

커피 사업에선 국내 최초 컵커피 '마이카페라떼'와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컵커피 '바리스타룰스' 브랜드로 RTD 컵커피 시장점유율 38%를 달성했다. 특히 바리스타룰스는 RTD 컵커피 시장점유율 33%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

◆ 자금 여력은 어때?

매일유업의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편이다.

부채비율은 매일유업은 최근 3년간 100%를 하회했다. 특히 2021년 91.41%를 기록했던 부채비율이 2022년 96.20%, 지난해 80.12%로 감소 추세에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164억원을 기록해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보유 현금성자산을 뺀 값을 말한다.

전년 기준 유동비율은 279.81%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지표로 통상 200% 이상을 안정적이라고 본다. ​​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매일유업은 김선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 부회장은 고(故)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의 장남인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김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의 다국적 금융 그룹인 BNP파리바그룹, 글로벌 투자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은행을 거쳐 국내로 복귀했다.

이후 한국시티은행 신탁리스크 관리부장과 스위스에서 UBS인베스트먼트뱅크 신탁리스크 관리부 이사를 역임했다.

2009년 매일유업에 재무담당으로 입사했고, 2014년 대표이사 사장을 맡게 됐다. 매일유업이 설립된지 44년 만에 탄생한 첫 여성 CEO다.

업황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부문을 넓히고 있다. ​​

김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 채널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내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해외 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국내 전체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를 갱신하면서 국내 유제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인 0.76명으로 집계됐다. 우유 소매점 매출 또한 2020년 2조4652억원에서 지난해 2조1532억원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사업 다각화로 대응하고 있지만, 올 1분기 기준 해외매출액은 208억원으로 해외 매출 비중은 4.7% 수준에 그쳤다.

◆ 선수 한 마디

올 1분기 기준 매일유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74배으로 동일업종 13.45배 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순자산비율(PBR)는 0.57배를 기록했다. 통상 PBR이 1 미만일 경우 회사의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낮다고 본다. ​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년대비 원재료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개선된 이익 체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가격 인상 효과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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