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확정되면 소각?...두산의 자사주 18% 활용법은

재계 20위권 지주사 중 자사주 비율 상위권
"특별한 목적 없어" "정부 밸류업 확정시 검토할 것"

박소연 승인 2024.05.19 14:05 | 최종 수정 2024.05.20 15:21 의견 0

자사주 비율이 높은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이 자사주를 소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은 자사주 300만866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18.16%다.

이는 주요 지주사의 자사주 비중을 비교해 봐도 높은 수준이다. 재계 20위권 지주사 중 두산은 롯데지주(32.51%), SK(25.52%) 다음으로 자사주 비중이 높았다.

두산 관계자는 "타 지주사 대비 상대적으로 자사주 비중이 높은 편이긴 하나, 높은 비율은 유지하는 특별한 목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두산이 보유 중인 18%의 자사주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산이 임직원의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은 성과급 지급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활용해 왔다.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 두산밥캣은 주요 임원에 대한 성과보상을 목적으로 31억원 규모 자사주 6만467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3월 공시했다. ​

​두산로보틱스는 상장을 앞두고 지난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두산이 보유한 주식 8만9940주를 직원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3개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세인 두산은 올 1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두산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4623억원, 영업이익 347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2.9% 상승한 수치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96.9% 상승한 2259억원을 달성했다.

주요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이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고, ​자체 사업인 전자BG(비즈니스그룹)의 성과도 힘을 보탠 결과다.

다만 임직원 성과급 지급 명목으로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안은 주주가치제고 측면에선 부정적이다.

성과급으로 지급받은 자사주는 임직원이 원할 때 매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통주식 물량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주환원이 더뎠던 만큼 자사주 소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두산의 마지막 자사주 소각은 2018년이다. 당시 3년에 걸쳐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면서 두산의 자사주 비율은 28.10%→18.16%로 줄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밸류업 2차에 대한 시장 평가가 부정적이지만 중견, 대기업 이상에서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두산 역시 다각도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두산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어 현재 주주 입장에선 구체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산은 "하반기에 정부 밸류업 정책이 확정되면 이후 주주환원정책 수립 및 자사주 소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