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적분할 앞둔 주성엔지니어링 “자사주 처분 확답 못 해”
자사주 규모 346억원 수준
미처분 시 사업회사서 의결권 살아나
최대주주 황 회장 비용 없이 영향력↑
주성엔지니어링 “거래소 심의 중”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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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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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엔지니어링이 346억원 규모의 자사주 처분에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매출 비중이 75.4%에 이르는 반도체 사업을 인적분할한 뒤 재상장할 예정이다. 존속회사 자사주는 신설회사에서 신주배정을 받아 의결권이 살아난다. 이 경우 최대주주인 황철주 회장 등은 비용 없이 자사주 지분만큼 신설회사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16일 <주주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주성홀딩스로 사명변경 예정, 이하 주성홀딩스)은 아직 자사주 처분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오는 12월 반도체 사업을 인적분할한 후 재상장할 예정이다. 존속회사가 재상장 전에 자사주를 처분하지 않으면, 해당 자사주는 신설회사에서 의결권을 가진 존속회사 지분으로 되살아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자사주에 관해 거래소 심사 중이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성엔지니어링 이사회는 지난 2일 기업지배구조 개편을 결의했다. 최근 3년간 전체매출의 75.4~84.3%를 차지한 반도체 부문은 인적분할 후 신설회사 주성엔지니어링(가칭)으로 재상장된다. 매출 비중이 불규칙적인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사업은 신설회사 주성SD(가칭)로 물적분할된다. 기존 회사는 주성홀딩스(가칭)로 명의를 바꾼 후 변경상장되며 투자와 관리만 담당한다.
인적분할은 회사의 특정 사업부를 분사하여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하되, 신설회사의 주주 구성비율을 기존회사의 주주 구성비율과 동일하게 하는 분할 방식이다.
만약, 주성홀딩스가 인적 분할 전 자사주 소각 등에 나서지 않으면 의결권이 없던 자사주 2.0%(98만891주)는 신주를 배정받아 의결권을 가진 주성홀딩스의 주성엔지니어링(신설) 지분이 된다.
주성홀딩스 최대주주는 황철주 회장이다. 신설회사에서 의결권이 살아난 자사주 지분은 황 회장의 영향력 아래 놓일 가능성이 크다. 단순 계산해 인적분할에 따라 황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주성엔지니어링 지분 28.9%를 배정받는다고 해도, 실제 이들은 자사주 지분을 합한 30.9%만큼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셈이다.
올해 1분기보고서 기준 주성홀딩스 지분구조는 황철주 회장 및 특수관계인 28.9%, 자사주 2.0%,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 7.5%, 소액주주 52.1%다.
주성엔지니어링(신설) 지분 2.0%의 가치는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3만5305원) 기준 346억원 이상이다.
또한 주성홀딩스가 주성엔지니어링(신설)을 분할 재상장한 후 주성엔지니어링(신설) 주주를 대상으로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나설 위험도 대두된다.
지난 2022년 OCI와 동국제강 등 지주사로 전환하는 대부분의 기업이 인적분할 후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는 사업회사 지분을 내놓는 대신 지주사격 회사의 지분을 취득해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유상증자로 인해 지주사 주가는 하락하고 사업회사 주가는 상승했다. 주성홀딩스 기존 주주의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 매출이 불규칙하여 기존 반도체 실적이 동종업계만큼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경쟁력도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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