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고공행진 SK하이닉스...해외 교환사채 영향은

지난해 4월 EB 발행
주당 11만33원에 주식 교환 가능...전체 상장주식의 2.8%
"만기까지 보유 하는게 업계의 관행" "단기 영향 그칠 것"

박소연 승인 2024.05.09 18:12 | 최종 수정 2024.05.09 18:13 의견 0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가도를 타면서 지난해 SK하이닉스가 발행한 외화 교환사채(EB)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EB를 지난해 4월 발행했다.

​SK하이닉스가 발행한 EB의 교환 대상은 자기주식 총 2033만6717주​주이다. 해외에서 17억달러(지난해 4월 환율 기준 2조2377억원)어치의 사채를 1.75%의 이자율로 발행했다.

​EB 투자자들은 교환청구기간이 끝나는 오는 2030년 4월 1일까지 ​SK하이닉스 주식을 한 주당 11만33원​에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하이닉스]

EB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 경과 후 발행회사가 보유 중인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 사채를 말한다.

발행사의 입장에선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기존에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준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주식가치 희석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 발행사가 상대적으로 발행 금리를 낮게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가 시장에 풀릴 수 있는 만큼,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유상증자, 회사채발행, 계열지원 등 자금 조달 대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EB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해당 물량은 전체 상장수(7290만2365주)의 2.8%에 달하는 만큼 시장에 해당 물량이 풀릴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8일 17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1만원에 주식을 매도할 경우 상당한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EB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 별도 공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업계의 관행을 고려할 때 아직 시장에 물량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

​SK하이닉스 관계자는 "EB투자자들은 대부분 장기 투자 목적인 경우가 많고 만기까지 보유하는게 업계의 관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EB도 일종의 채권이기 때문에 EB를 사고 파는 시장이 있다. 만기에 따른 옵션 프리미엄이 있어 EB를 투자했는데 현금이 필요할 경우 EB 자체를 시장에 매도해서 다른 투자자가 EB를 가져가는 식으로 현금화한다"고 덧붙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고 프라핏테이킹(시세차익거래) 할 수 있는 가격대이기 때문에 EB물량은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어 "하지만 계속 업황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나올 물량은 이미 나왔을 것"이라며 "시장이 모르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조정받는 수준에서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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