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가도를 타면서 지난해 SK하이닉스가 발행한 외화 교환사채(EB)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EB를 지난해 4월 발행했다.
SK하이닉스가 발행한 EB의 교환 대상은 자기주식 총 2033만6717주주이다. 해외에서 17억달러(지난해 4월 환율 기준 2조2377억원)어치의 사채를 1.75%의 이자율로 발행했다.
EB 투자자들은 교환청구기간이 끝나는 오는 2030년 4월 1일까지 SK하이닉스 주식을 한 주당 11만33원에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EB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 경과 후 발행회사가 보유 중인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 사채를 말한다.
발행사의 입장에선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기존에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준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주식가치 희석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 발행사가 상대적으로 발행 금리를 낮게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가 시장에 풀릴 수 있는 만큼,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유상증자, 회사채발행, 계열지원 등 자금 조달 대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EB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물량은 전체 상장수(7290만2365주)의 2.8%에 달하는 만큼 시장에 해당 물량이 풀릴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8일 17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1만원에 주식을 매도할 경우 상당한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EB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 별도 공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업계의 관행을 고려할 때 아직 시장에 물량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EB투자자들은 대부분 장기 투자 목적인 경우가 많고 만기까지 보유하는게 업계의 관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EB도 일종의 채권이기 때문에 EB를 사고 파는 시장이 있다. 만기에 따른 옵션 프리미엄이 있어 EB를 투자했는데 현금이 필요할 경우 EB 자체를 시장에 매도해서 다른 투자자가 EB를 가져가는 식으로 현금화한다"고 덧붙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고 프라핏테이킹(시세차익거래) 할 수 있는 가격대이기 때문에 EB물량은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어 "하지만 계속 업황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나올 물량은 이미 나왔을 것"이라며 "시장이 모르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조정받는 수준에서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