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이 LG그룹 계열사들을 실명 저격한 이유는?

5일 기자회견 갖고 밸류업 실천 위한 10대 우선과제 제시
"LG화학, 외인 주주 홀대...'이런 나라가 어딨냐' 불만 나와"
"LG전자의 1% 배당수익률 약속...일반주주에 대한 모독"

김선엽 승인 2024.04.05 15:11 | 최종 수정 2024.04.06 11:53 의견 0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지지를 보내며 22대 국회에서 추진해야 할 밸류업 완성을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포럼은 LG그룹 계열사가 최근 거버넌스와 주주우대 측면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5일 포럼은 서울 여의도동 Two IFC에서 '밸류업 성공 위한 10대 과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국회에 바라는 밸류업 10대 과제 제언'을 발표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5일 여의도 Two IF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완성을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했다.[사진=주주경제신문]

이남우 포럼 회장은 "지난 10년간 한국 주주는 2% 배당 포함 단지 연 5% 수익을 얻었는데 이는 일본, 대만, 전 세계의 약 2분의 1이고 미국의 38% 수준"이라며 "지배주주가 일반주주 이익을 침해하고, 권력기관 출신을 이사회에 배치해 이사회 독립성을 해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밸류업 과제를 제언하는 과정에서 LG그룹 계열사의 행보를 여러 차례 거론했다.

그는 "대기업 지주사는 여력이 있는데도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을 게을리하고,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분할 상장한 것처럼 일반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25일 열린 LG화학 주주총회에 참석했던 외국기관 주주들의 불만도 전했다.

이 회장은 "해외 펀드 운용 매니저에게 '당신이 그 펀드를 대표하는지 증명할 것'을 사측에서 까다롭게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LG화학은 통역사는 주주가 아니므로 주총장 입장을 불허했다"며 "투자자가 '세상에 이런 국가는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5일 여의도 Two IF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완성을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했다.[사진=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제공]

이날 포럼에서 LG전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포럼은 LG전자 조주완 CEO가 향후 3년 간 신규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배당성향 25%, 최소 배당 1000원을 약속했지만 지난 1년간 주가 17% 하락, 3년간 40% 폭락한 회사가 시중은행 예금금리에 못 미치는 1% 배당수익률을 약속한 것으로 일반주주에 대한 모독임을 강조했다.

또한 LG전자가 ‘2030 미래비전’ 발표하면서 매출 100 조원, 성장성 7%와 수익성 7%, 기업가치 7배 달성을 제시한 것을 두고 "지난 10년간 주가 상승 연 3%에 머물고 영업이익율 4%인 회사가 어떻게 갑자기 터보엔진을 달고 연 32% 기업가치 증가를 시킨다는 말인가"라며 "LG전자의 이상구, 강수진, 류충렬, 서승우 사외이사는 다음 이사회에서 조주완 대표의 ‘2030 미래비전’을 꼼꼼히 따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사업도 잘 안되는데 배당을 늘리면 투자 경쟁에서 늦춰질 수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 회장은 "근원적으로 경쟁력이 없는 사업부문은 매각하는게 맞다"며 "외형 위주 경영이나 방만 경영을 하면 안 되고 ROE가 10%가 안 넘으면 청산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날 이 회장은 10대 과제로 가장 먼저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체는 이사회인 만큼 이사회가 중심이 되어서 자본비용, 자본수익률, 주가 밸류에이션 등 분석하고 구체적인 액션플랜 수립해 발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금융위와 금감원, 한국거래소 수장과 임직원들이 주요 상장사들을 방문하거나 연락해 회사의 템플릿 이해도 점검하고 채택을 독려해 달라고 했다.

그 밖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도입 △배당소득세 세율인하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배당 늘리는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제공 △상장폐지 경고 시스템 가동 △상장사 모자회사 및 계열사 간 합병시 공정가치 평가 △상속세 및 증여세 현실화 등을 밸류업 프로그램 주요 과제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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